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열리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의 ‘퍼커션 나이트’는 타악기의 리듬을 파고든 버르토크의 음악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무대다. 국제마림바콩쿠르에서 우승한 김미연, 체서피크실내악콩쿠르에서 우승한 에드워드 최 등 네 명으로 이뤄진 SPO(서울시향) 퍼커션그룹(사진)이 피아니스트 조재혁 임수연과 함께 버르토크의 ‘두 대의 피아노와 퍼커션을 위한 소나타’를 연주한다.
피아니스트와 타악기 연주자 두 명씩 네 명이 무대에 선다. 두 타악기 연주자는 팀파니, 심벌즈, 트라이앵글, 탐탐 등 7개의 타악기를 번갈아 연주하며 다양한 음색으로 긴박감을 이끌어낸다. 피아노는 엇갈리는 듯 절묘하게 겹치는 리듬과 현대적 화음을 구성하며 타악기 연주자들과 호흡을 맞춘다. 버르토크가 민족음악 연구에서 성과를 거두고 독창적 실험을 하던 1937년에 작곡한 작품으로, 한창 무르익은 그의 음악 속 민족적·원시적 요소가 강하게 배어 나온다.
이날 무대에선 미국 미니멀 음악의 선구자인 현대음악 작곡가 스티브 라이히의 ‘육중주’를 한국 초연한다. 미니멀 음악은 짤막한 선율을 반복 연주하면서 변형해나가는 구조의 음악으로 현대음악에 쓰이는 주요 기법이다. 네 명의 타악기 연주자와 두 명의 건반악기 연주자가 마림바 3대, 비브라폰 2대, 베이스드럼 2대, 인도네시아 음악에 사용하는 작은 심벌즈인 ‘크로탈’, 신시사이저 등의 다양한 악기를 다룬다. SPO 퍼커션그룹은 지난해 7월 라이히의 ‘드러밍’을 연주했다.
서울시향이 ‘엘리아후 인발의 브람스 교향곡 1번’(21일), ‘정명훈의 베토벤 교향곡’(27일) 등 굵직한 공연을 앞두고 선보이는 신선한 레퍼토리의 공연이다. 서울시향 관계자는 “한여름과 어울리는 곡들”이라며 “과감한 리듬과 음색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더위를 잊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