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꼽아 기다린 달콤함 여름 휴가. 하지만 뜨거운 열기와 피지 분비, 기후 및 환경변화, 염분이 섞인 물기 등으로 피부는 휴가철 더 고달프다. 스트레스가 쌓인 피부가 휴가지에서 순식간 뒤집히는 것이 이른바 ‘트레블 트러블(Travel-trouble)’이다. 자외선에 붉고 얼룩덜룩하게 탄 피부, 확 올라온 뾰루지, 극도로 예민해진 피부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이렇게 갑자기 피부 트러블이 생기면 당황스럽고, 당장 일상생활이 힘들다. 빠른 대처를 하지 않는다면 두고두고 후유증으로 고생할 수도 있다. 휴가 후 생긴 ‘트레블 트러블(Travel trouble)’을 단기간에 달래는 방법을 연세스타피부과 정원순 원장(피부과 전문의)의 도움으로 알아봤다.

◆뜨거운 태양 즐기다 일광화상 많아

여름철 '트레블 트러블'의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일광화상이다. 자외선차단제를 꼼꼼하게 발라도 강렬한 햇빛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염증을 일으켜 피부가 붉어지고 따끔거리는 상태가 될 수 있다. 심한경우 발열이나 부종, 부풀어 수포가 발생한다. 일광화상은 처음에는 아무렇지 않다가 잠자리에 들 무렵부터 피부가 따끔거리고 얼굴이 빨갛게 변하며, 피부 껍질이 벗겨 진다. 이때 당황해 피부를 긁거나 억지로 껍질을 떼어내는 것은 절대 금물. 염증이 생기고 환부가 곪아 피해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광화상을 빠르게 복구하기 위해서는 피부 온도를 낮추고 건조하지 않게 하는 것이 관건이다. 차가운 팩이나 수건 등을 이용해 열을 식히는 것이 좋다. 씻을 때는 중성 비누나 물로만 살살 씻고 일어난 각질은 저절로 떨어질 때까지 그냥 두도록 한다.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주고, 통증이 심하거나 물집이 생긴 화상이라면 감염의 위험이 있으므로 피부과를 찾아 치료 받아야 한다. 또한 일광 화상열기가 빠진 후 대처도 중요하다. 햇빛이 그대로 와 닿은 눈과 볼, 코 등에는 기미, 색소침착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루메니스나 아이콘, 젠틀맥스, 레이저토닝 등 색소레이저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상치 못하게 뒤집어진 피부, 방치하면 만성 여드름

일광화상은 자외선 차단을 신경 쓰면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지만, 예상치 못한 트러블이 생겼다면 더욱 난감한 상황. 휴가지에서 야외 활동은 높은 기온과 강한 자외선으로 인해 피부가 쉽게 건조되며, 특히 물놀이 시 피부수분 소실이 가속화 된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피부 방어벽인 표피층이 기능을 상실해 각질층이 두꺼워지고 건조해진다. 게다가 염분기가 있는 바닷물, 소독제가 함유된 수영장 물까지 더해진다면 트러블이 생기기 쉬운 환경이 조성된다. 해외에서 바캉스를 즐긴다면 바뀐 기후와 환경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급성 트러블은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낯선 환경과 자외선으로 인해 유,수분 균형이 깨졌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일단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면서 피부를 진정시키는 것이 급선무다. 하지만 쉽게 진정되지 않을 경우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만성 여드름으로 진행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붉은 기가 심하지 않다면 약물 치료를 하거나 가벼운 피부스케일링이 도움 된다. 하지만 넓게 자리 잡은 경우나 확실하게 붉은 자국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브이빔퍼펙타와 같은 혈관에 작용하는 레이저가 효과적이다. 또 피지선을 파괴하는 뉴스무스빔 레이저와 염증과 혈관에 작용하는 뉴 브이빔퍼펙타 레이저를 병행하면 빠른 치료와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이런 복합 레이저 치료는 트러블과 함께 피부가 울긋불긋한 자국들을 동시에 치료하는 장점도 있다. 심하게 곪은 트러블의 경우 흉터로 남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염증을 가라앉히는 약물을 여드름 부위에 주사하기도 한다.

정원순 연세스타피부과 원장은 “여름 휴가 후 강한 자외선과 환경변화, 스트레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갑자기 심한 피부 문제가 생겨 골머리를 앓는 환자들이 많다"며 "급성 피부 문제는 방치나 자가진단보다 빠른 치료가 이뤄져야 색소 침착, 만성 여드름이 남지 않으므로 1~2일 후에도 진정되지 않는다면 전문의와 상의 후 알맞은 치료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