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경도서관 1층 향토자료실. 족보·고문서 등 향토자료 1만여점을 갖추고 있다. 선경도서관 제공
선경도서관 1층 향토자료실. 족보·고문서 등 향토자료 1만여점을 갖추고 있다. 선경도서관 제공
수원 선경도서관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 화성 안에 자리잡고 있다. 수원 시민의 쉼터 팔달산 자락에 있어 아름다운 주위 경관을 자랑한다. 건물 오른쪽의 약수터는 지역 주민이 자주 찾는 곳이다.

수원지역 대표 도서관 역할을 하는 선경도서관은 올해 개관 20주년을 맞았다. SK그룹(당시 선경그룹)이 창업주 고(故) 최종건 회장의 뜻을 담아 1994년 250억원을 들여 건립한 뒤 수원시에 기증했고, 이듬해 문을 열었다. 수원에서 태어난 최종건 회장은 1953년 정부로부터 매입한 선경직물을 1960년대 섬유업계 대표기업으로 일궈냈다. 최종건 회장의 아들 최신원 SKC 회장은 지난 4월 발간한 ‘선경도서관 20년사’에서 “선친은 사람이 곧 자산이라고 여길 정도로 인재 육성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셨다”며 “선경도서관은 선친의 인재 육성 철학이 사회 환원 정신과 더불어 구체적으로 제시된 사회적 활동의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40여만권의 장서를 보유한 선경도서관은 시민의 지식 욕구를 충족시키면서 지역 도서관으로서의 특색을 살렸다. 향토자료실은 족보, 고문서 등 수원 관련 향토 자료 1만여점을 갖추고 있다. 조선시대 화성 축조에 관한 각종 정보가 담긴 화성성역의궤 사본을 비롯한 전문 자료도 있다.

1층 로비에는 수원을 주제로 한 기획전시가 수시로 열린다. 이달에는 조선시대 계획도시였던 수원의 시장을 조명하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도서관이 보유한 자료를 중심으로 이용자에게 지역 특성을 자연스럽게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다음달에는 동화 작가를 주제로 이오덕, 권정생, 하이타니 겐지로의 유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인문학 도시를 표방하는 수원시의 정책에 맞춰 특성화한 강좌도 자주 기획한다. 4~5월에는 강의와 답사를 섞은 ‘길따라 수원 인문여행’ 프로그램이 큰 호응을 얻었다. 정조의 농업·상업 진흥책과 다산의 융합정신 등을 강의 주제로 삼았다. 직장인을 위한 야간 인문학 프로그램도 수시로 운영하고 있다.

선경도서관은 앞으로 각 열람실도 지역 특색을 살려 꾸밀 예정이다. 도서관을 기부한 SK그룹의 뜻을 알리기 위해 SK를 비롯한 기업 자료를 소개하는 코너를 두고 프로축구단 수원 삼성 블루윙즈, 프로야구단 kt 위즈 등을 소개하는 스포츠 코너도 운영할 예정이다. 박정순 선경도서관장은 “선경도서관은 개관 이래 수원의 문화 중심지 역할을 충실해 해왔다”며 “앞으로도 수원과 관련한 전문 자료를 수집해 수원을 대표하는 도서관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