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6일 대국민담화에서 “법이 통과되면 서비스 관련 기업들의 투자 규모가 34% 이상 늘어난다”며 3년째 국회에 계류 중인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서비스기본법)을 비롯 관광진흥법, 국제의료사업지원법 등 경제활성화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요청했다.

정부가 2012년 7월과 10월 국회에 제출한 서비스기본법과 관광진흥법은 현재 기획재정위원회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법안 소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서비스기본법은 서비스산업의 규정 범위를 일부 교육·의료분야까지 확대하는 동시에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자금·세제 지원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이를 통해 35만개가량의 청년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광진흥법은 관광숙박업에 대한 사업계획 승인 및 변경을 승인할 때 학교 주변 보건·위생과 학습 환경을 저해하는 유흥시설, 사행행위장이 없는 관광숙박시설을 ‘학교보건법’에 따른 학교환경위생 정화구역 내에도 설치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한 법안이다. 부족한 관광숙박시설 확충으로 7000억원 투자와 1만7000명의 일자리를 창출해 관광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하지만 서비스기본법은 ‘보건·의료’분야 포함 문제를 놓고 “의료 민영화로 가기 위한 수순”이라는 이유로 야당이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관광진흥법은 여야 협상의 볼모로 잡혀 있다. 올해 2월 임시국회 당시 남은 9개 경제활성화법안 중 관광진흥법 등을 4월 임시국회에서 우선 처리해주겠다는 조건으로 새정치민주연합은 ‘광주 아시아문화중심도시 특별법’을 통과시켰다. 4월 임시국회에서도 야당은 일명 ‘생활임금법(최저임금법 일부 개정안)’과 함께 처리하자며 지연작전을 폈다.

이날 박 대통령의 서비스기본법 언급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즉각 화답했다. 김 대표는 “보건의료 부분이 핵심인데 이를 제외하면 그야말로 ‘앙코(팥소) 없는 찐빵’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새누리당은 야당과의 서비스기본법 제정 협상에서 보건·의료분야를 제외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김 대표는 “과거엔 답답해서 이 부분을 제외하고 나중에 하자고 했지만 이젠 같이해야 할 문제”라며 “보건의료 종사자와 이익단체들이 법을 통과시키면 불편해진다고 하는데 ‘우물 안 개구리’ 생각으로 빨리 개척하지 않으면 세계 경쟁에서 뒤처진다”며 박 대통령과 뜻을 같이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