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병아리'가 황금알을 낳았네…상장만 하면 고수익
올해 주식시장에 입성한 51개 상장사 가운데 44곳(84%)의 주가가 공모가보다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공모주 청약에 참여해 주식을 받은 투자자 10명 중 8명 이상이 수익을 얻은 것이다. 올 들어 코스닥시장 강세로 장외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장외시장의 인기 종목이 코스닥에 상장하면서 투자 수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흥국F&B, 상장 첫날 상한가

음료 제조업체 흥국F&B는 상장 첫날인 7일 코스닥시장에서 상한가인 5만2000원에 장을 마쳤다. 시초가가 공모가(2만원)의 두 배인 4만원에 형성됐고, 개장 후 2분 만에 1만2000원(30%) 올랐다. 공모가 대비 주가상승률은 160%에 이른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주가상승률이 가장 높은 새내기주는 펩트론이다. 지난달 22일 상장한 이후 공모가(1만6000원)에 비해 298.7% 올랐다. 펩타이드(두 개 이상의 아미노산이 특정한 순서로 연결된 형태의 물질) 전문 연구·개발업체 펩트론은 상장 전 주당 4만7250원에 거래가 이뤄질 정도로 장외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종목이다. 상장 직후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첫 거래일부터 사흘 연속 상한가 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고평가 논란 속에 조정을 받고 있는 바이오 새내기주들도 여전히 공모가보다 높다. 맞춤 효소 개발업체 제노포커스는 공모가(1만1000원) 대비 주가상승률이 174%에 달한다. 파마리서치프로덕트(공모가 대비 상승률 96.3%)와 코아스템(67.8%)도 수익률이 높다.

이에 비해 유가증권시장 새내기주는 코스닥에 비해 상대적으로 성적이 부진했다. 올해 기업공개(IPO)시장의 ‘대어’로 꼽혔던 미래에셋생명과 이노션, NS쇼핑 등은 상장 이후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더블유게임즈 등 ‘장외 블루칩’ 대기

증시 전문가들은 새내기주에 쏠린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기 때문에 당분간 신규 상장 종목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증시가 미국 기준금리 인상 임박과 주요 기업 실적 악화 등 안팎의 악재로 둘러싸여 조정을 받고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새내기주로 투자 자금이 몰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게임 개발업체 더블유게임즈를 비롯해 화장품 원료업체 케어젠 등 장외시장의 ‘스타’ 종목들이 연내 IPO를 목표로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것도 새내기주에 대한 투자심리를 좋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암 진단기기 제조업체 에이티젠과 의료용 기기 제조업체 유앤아이 등도 상장을 위해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체외진단 기기 제조업체 바디텍메드는 NH기업인수목적2호(스팩)와의 합병을 통해 다음달 코스닥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

이경열 38커뮤니케이션 이사는 “새내기주들의 고공행진으로 높은 수익을 올린 개인투자자가 늘어나면서 장외시장의 투자 심리가 살아났다”며 “그동안 상장을 꺼렸던 우량기업과 성장성이 높은 벤처기업들도 현시점이 상장을 위한 적기라고 여기고 있어 투자 수요와 공급이 잘 맞아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