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만능통장 ISA' 도입 대비한 하반기 재테크 전략…"올해 새 금융상품 가입땐 만기 짧게 가져가라"
정부가 내년부터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도입하겠다고 지난 6일 발표한 뒤 은행 프라이빗뱅커(PB)들에겐 7일부터 문의가 이어졌다. 하나의 계좌에 예·적금과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담을 수 있고 비과세 혜택까지 있다는 ISA 도입에 앞서 올 하반기 재테크를 어떻게 하면 되겠느냐는 질문이 대부분이었다.

은행 PB들은 “절세가 곧 재테크인 초저금리 시대에 금융소비자들의 비과세 혜택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큰지가 드러났다”고 말했다.

◆당분간 자금운용은 단기로

PB들은 내년부터 ISA 혜택을 보려면 당분간은 자금을 단기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기존 가입 상품으론 ISA 혜택을 받지 못하는 만큼 하반기에 새로운 예·적금 상품 등에 가입할 계획이 있다면 ISA 계좌가 나올 때까지 만기를 짧게 가져가는 것도 방법이라는 설명이다.

투자상품의 경우 중도환매수수료가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최근 증권업계에선 ELS의 중도환매수수료를 경쟁적으로 인하하고 있다. 따라서 내년에 ISA가 도입됐을 때 기존 상품을 해지하고 새로 가입하는 게 나은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전했다.

ISA에 새로 상품을 담을 때는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만능통장이라고 해도 비과세 혜택엔 한도가 있기 때문이다. 우선 해외주식형펀드는 ISA 바구니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권했다. 해외주식형펀드는 해외 상장주식에 60% 이상 투자하는 신규 펀드를 뜻한다. ISA의 비과세 한도는 5년간 수익의 200만원까지다.

그런데 정부는 내년부터 해외주식형펀드에 대해선 1인당 3000만원까지 세금을 매기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조성만 신한은행 자산관리솔루션부 팀장은 “이미 비과세 혜택이 있는 상품을 ISA에 담아서 비과세 한도를 깎아 먹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ISA 출시로 인해 올해 말까지만 판매되는 절세 금융 상품인 소득공제장기펀드(소장펀드)와 재형저축 가입도 고려해볼 만하다. 재형저축은 연간 60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고, 7년간 계좌를 유지하면 이자 소득에 대해서는 전액 비과세된다. 금리도 연 3~4%대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소장펀드는 연간 600만원까지 납입 가능하고 납입액의 40%를 소득공제받을 수 있다.

◆ELS·해외채권 위주로 담아야

전문가들은 결국 ISA의 혜택을 최대화할 수 있는 상품을 ELS와 해외채권형펀드로 예상했다. 국내외 주식형펀드를 제외했을 때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비과세 혜택이 그만큼 커진다는 의미다. 실제 두 상품 모두 연 5~10% 수준의 수익률이 나오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PB는 “ELS의 수익률을 연 8%라고 가정하면 2000만원을 투자했을 때 160만원의 수익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며 “ISA 도입으로 ELS 시장 확대를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특히 해외주식 비중이 10~30%에 불과한 해외채권형펀드는 미국 금리 인상과 중국 증시 상황 등으로 불안한 글로벌 시장에서 안전자산으로 각광받고 있다. 자산의 포트폴리오 배분 차원에서도 ISA 계좌에 담을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박신영/박한신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