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환 "취업규칙 변경 등 논의 부족했다…한노총, 일단 복귀해야"
지난 4월 노동시장 구조 개혁을 위한 노·사·정 대타협 무산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김대환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노사정위) 위원장(사진)이 7일 업무에 복귀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노사정위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가급적 이른 시간 내에 노·사·정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며 노·사·정 대표 회동을 제안했다. 또 조건부 복귀를 주장하고 있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에 대해서는 “장외에서 공방을 벌일 게 아니라 (노사정위에 들어와) 논의를 하는 것이 정당한 절차이며 결론(합의)에 이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선(先) 복귀’를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4개월 만에 사퇴 의사를 철회한 배경에 대해 “대통령께서 여러 차례 노동개혁을 강조하는 것을 보면서 부담감을 떨칠 수 없었다”며 “어제 대통령께서 전화를 걸어 노사정위원장의 소임을 끝까지 수행해 달라고 당부와 요청을 한 것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향후 논의 방식과 절차는 노사정위 논의가 멈춰 섰던 4월로 시계를 되돌린다는 계획이다. 그는 “노동시장 구조개혁은 지난 4월까지의 논의 내용을 토대로 그 연장선상에서 논의를 이어갈 생각”이라며 “특히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과 일반해고 지침 등 핵심 안건에 대해서는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구체적이고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대타협 논의 당시 노동계로부터 중립적이지 못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노동부 장관까지 지낸 노동경제학자로서 나름의 주관이 뚜렷해 노·사·정 3자의 중재자가 아닌 ‘제4의 당사자’로 비쳤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한 듯 김 위원장은 “이제 대화가 재개되면 어느 한쪽도 부당하거나 억울함이 없도록 공정한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며 “일각에서 근로자들의 일방적 희생만 강요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그런 일은 있어서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음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복귀했지만 대화 재개 여부는 여전히 한국노총이 ‘열쇠’를 쥐고 있다. 강훈중 한국노총 대변인은 “노사정위원장의 복귀와 한국노총의 복귀는 완전히 다른 문제”라며 “정부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 없이 노사정위 복귀는 없다”고 못박았다. 한국노총은 오는 22일 정부의 노동시장 개혁에 대응하기 위한 전국노동자대회를 연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