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군사분계선 넘어와 지뢰 매설"…군,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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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DMZ 지뢰 도발
연평도 포격·무인기 이어 목함지뢰 공격까지
군 "강력 응징 불가피"…민통선 지역 대피령
북한, 한미군사연습 반발…남 내부 갈등도 노린 듯
연평도 포격·무인기 이어 목함지뢰 공격까지
군 "강력 응징 불가피"…민통선 지역 대피령
북한, 한미군사연습 반발…남 내부 갈등도 노린 듯
북한군이 2010년 3월 천안함에 대한 어뢰 발사, 같은 해 11월 방사포와 해안포로 연평도 포격, 지난해 무인기에 의한 공중 정찰에 이어 아군 비무장지대(DMZ) 내 지뢰 매설이란 새로운 형태의 도발을 저질렀다. 우리 군은 예상하지 못했던 북한의 공격에 또 허를 찔린 것이다. 국방부는 도발 목적을 △탈북자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한 보복 △이달 중 시작되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한·미군사연습에 대한 항의 △도발 주체를 둘러싼 남남 갈등 유도 등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북 확성기 방송 11년 만에 재개
군당국은 남쪽 비무장지대에 목함지뢰를 매설한 북한군에 대해 강력한 보복응징 의지를 천명했다. 군사분계선을 불법 침범해 지뢰를 묻어 장병 2명에게 발목 절단 등 치명상을 입혔기 때문이다. 아군이 북한군 지뢰에 큰 부상을 당한 것은 1966~67년 비무장지대 보급로에서 여섯 차례 사고가 발생한 이후 48년 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북측이 ‘선’을 넘은 만큼 응징은 불가피하다”며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군사전문가들은 군의 응징 방안이 군사훈련 확대 등 간접적인 군사적 대응을 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북측이 국제적인 규제 대상인 지뢰로 도발했다고 해서 맞대응할 수 없는 데다 정전협정을 어기면서까지 무력 보복에 나서는 것도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군은 2010년 이후 5년 만에 북한군의 도발로 우리 장병이 큰 부상을 당한 만큼 적의 취약점을 공략할 방침이다. 국방부는 2004년 남북 장성급회담 합의로 중단했던 대형 스피커를 통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이날 오후 5시 이후 중서부 2개 지역에서 11년 만에 재개한다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군이 가장 두려워하는 확성기 방송을 무기한 계속한다”며 “북측 대응에 따라 나머지 10개소로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북한이 아군 스피커를 공격한다면 원점에 대해 당장 응징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군 안팎에서는 향후 △열기구를 동원해 북한 주요 지역 상공에서 전단 살포 △K9 자주포에 의한 전단탄 발사 △북한군에 대한 사이버 공격 등도 거론되고 있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군사보복은 당하자마자 나선다는 ‘즉시성’과 피해 본 만큼 대응한다는 ‘비례성’의 원칙에 따라 이뤄진다”며 “미군과의 협력으로 항공모함이나 전략폭격기 출격 등 대규모 군사훈련을 하면서 중국을 통해 외교적 압력을 강화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북한군이 매설했다는 정황 증거만 갖고 매설지점에서 930m 떨어진 북한군 감시초소(GP)를 타격할 수 없다는 것이 우리 군의 고민이다. 군은 경기 파주·연천 민통선 지역 주민의 출입을 막는 대피령을 내렸다. ○안이한 대응에 비판 제기
지난해 말부터 군은 북측이 비무장지대에서 10~20명 단위로 지뢰 매설, 표지판 정비 등의 작업을 벌이고 일부는 군사분계선을 넘어왔다가 되돌아가는 이상 행동을 식별해왔다.
북한군 지휘관들이 ‘충성 경쟁’ 차원에서 신종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는데도 국방부와 합참 수뇌부가 안이하게 대응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440m나 넘어와 지뢰를 묻고 갔는데도 통문에서 750m 떨어진 아군 GP에선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는 것도 문제다. 군 관계자는 “비무장지대에선 수풀이 무성해 관측과 감시가 어려운 데다 열영상장비(TOD)도 안개가 끼거나 비가 오면 식별이 불가능하다”며 “장비 보강과 함께 무인기 등을 통해 공중감시 역량을 키우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목함지뢰
북한군이 운용하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옛 소련군이 개발한 나무상자 형태의 대인지뢰. 소나무로 만든 상자에 폭약(TNT)과 기폭장치를 넣은 형태로 덮개를 열거나 위에서 1~10㎏의 힘을 가하면 폭발한다.
최승욱/김대훈 기자 swchoi@hankyung.com
군당국은 남쪽 비무장지대에 목함지뢰를 매설한 북한군에 대해 강력한 보복응징 의지를 천명했다. 군사분계선을 불법 침범해 지뢰를 묻어 장병 2명에게 발목 절단 등 치명상을 입혔기 때문이다. 아군이 북한군 지뢰에 큰 부상을 당한 것은 1966~67년 비무장지대 보급로에서 여섯 차례 사고가 발생한 이후 48년 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북측이 ‘선’을 넘은 만큼 응징은 불가피하다”며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군사전문가들은 군의 응징 방안이 군사훈련 확대 등 간접적인 군사적 대응을 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북측이 국제적인 규제 대상인 지뢰로 도발했다고 해서 맞대응할 수 없는 데다 정전협정을 어기면서까지 무력 보복에 나서는 것도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군은 2010년 이후 5년 만에 북한군의 도발로 우리 장병이 큰 부상을 당한 만큼 적의 취약점을 공략할 방침이다. 국방부는 2004년 남북 장성급회담 합의로 중단했던 대형 스피커를 통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이날 오후 5시 이후 중서부 2개 지역에서 11년 만에 재개한다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군이 가장 두려워하는 확성기 방송을 무기한 계속한다”며 “북측 대응에 따라 나머지 10개소로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북한이 아군 스피커를 공격한다면 원점에 대해 당장 응징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군 안팎에서는 향후 △열기구를 동원해 북한 주요 지역 상공에서 전단 살포 △K9 자주포에 의한 전단탄 발사 △북한군에 대한 사이버 공격 등도 거론되고 있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군사보복은 당하자마자 나선다는 ‘즉시성’과 피해 본 만큼 대응한다는 ‘비례성’의 원칙에 따라 이뤄진다”며 “미군과의 협력으로 항공모함이나 전략폭격기 출격 등 대규모 군사훈련을 하면서 중국을 통해 외교적 압력을 강화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북한군이 매설했다는 정황 증거만 갖고 매설지점에서 930m 떨어진 북한군 감시초소(GP)를 타격할 수 없다는 것이 우리 군의 고민이다. 군은 경기 파주·연천 민통선 지역 주민의 출입을 막는 대피령을 내렸다. ○안이한 대응에 비판 제기
지난해 말부터 군은 북측이 비무장지대에서 10~20명 단위로 지뢰 매설, 표지판 정비 등의 작업을 벌이고 일부는 군사분계선을 넘어왔다가 되돌아가는 이상 행동을 식별해왔다.
북한군 지휘관들이 ‘충성 경쟁’ 차원에서 신종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는데도 국방부와 합참 수뇌부가 안이하게 대응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440m나 넘어와 지뢰를 묻고 갔는데도 통문에서 750m 떨어진 아군 GP에선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는 것도 문제다. 군 관계자는 “비무장지대에선 수풀이 무성해 관측과 감시가 어려운 데다 열영상장비(TOD)도 안개가 끼거나 비가 오면 식별이 불가능하다”며 “장비 보강과 함께 무인기 등을 통해 공중감시 역량을 키우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목함지뢰
북한군이 운용하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옛 소련군이 개발한 나무상자 형태의 대인지뢰. 소나무로 만든 상자에 폭약(TNT)과 기폭장치를 넣은 형태로 덮개를 열거나 위에서 1~10㎏의 힘을 가하면 폭발한다.
최승욱/김대훈 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