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과 일본의 경기가 1-1로 끝나며, 한국이 7년만에 동아시안컵 우승을 차지했다.(사진 = 대한축구협회)





묘한 인연이지만 숙적 일본 덕분에 한국 남자축구대표 선수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약 3시간 전에 남북대결을 득점 없이 비길 때만 해도 비교적 어두운 표정이었지만 우승했다는 성취감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쁨이었다.



할릴호지치 감독이 이끌고 있는 일본 축구대표팀이 한국시각으로 9일 오후 9시 10분 중국 우한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동아시안컵 축구대회 남자부 마지막 경기 개최국 중국과의 맞대결에서 1-1로 비겼다. 이 덕분에 바로 전 북한과의 경기에서 0-0으로 비긴 한국이 승점 1점 차이로 우승을 차지하게 됐다.



개최국 중국은 빗속에 시작된 대회 마지막 경기에서 4만명에 가까운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고 대역전 우승의 꿈을 꾸었다.



경기시작 10분만에 우 레이가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선취골을 넣었으니 경기장은 이미 중국의 우승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오른쪽 측면 공격에 이은 가운데 마무리 흐름이 선취골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처럼 비교적 이른 시간에 승기를 잡은 중국은 이번 대회에서 기대 이하로 부진의 늪에 빠진 일본을 압도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미끄러운 그라운드 조건 속에서도 침착하게 미드필드에서 공을 돌리기 시작한 일본이 이대로 대회를 마칠 수 없다는 듯 조직력을 점차 끌어올리고 있었다.



그 덕분에 41분에 멋진 동점골을 뽑아낼 수 있었다. 중국의 오른쪽 측면 수비라인이 빈틈을 드러낸 것을 확인한 일본 수비수 마키노 토모아키는 측면 공간으로 빠져들어가는 요네쿠라의 앞쪽으로 기막힌 찔러주기를 넣어주었다. 여기서 낮고 빠르게 넘어온 공은 일본의 간판 공격형 미드필더 무토 유키의 발끝에 제대로 걸렸다. 공간 패스 두 방이 나쁜 그라운드 조건 속에서도 완벽한 골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주는 명장면이었다.



1-1 상태에서 후반전을 시작한 일본은 승점 1점에 만족할 수 없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장대비는 더욱 거세게 쏟아졌지만 미드필더들이 공 돌리는 흐름은 더욱 매끄러웠다.



일본의 할릴호지치 감독은 고로키 신조와 시바사키 가쿠를 차례로 들여보내며 중원 볼 점유율을 더욱 높이고자 했다. 70분 중국 골키퍼 왕 달레이의 선방에 가로막히기는 했지만 동점골의 주인공 무토 유키가 기습적으로 빠져들어가며 오른발 대각선 슛을 날린 것이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반면에 중국의 알랭 페랭 감독은 후반전 중반에 6분 간격을 두고 양 쉬와 정 쯔를 차례로 들여보냈지만 일본과의 중원 다툼에서 재미를 보지 못했다. 자신들과 비슷하게 투박한 스타일의 북한을 상대하는 것과 달리 일본 미드필더들의 매끄러운 연결은 쉽게 넘어설 수 없는 부분이라는 점을 절감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경기가 끝난 덕분에 긴장하며 경기 결과를 기다리던 한국선수들은 환호성을 내지르며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25만(US달러)의 상금은 덤이었다.



세 경기를 통해 안정된 경기 운영 능력을 자랑하며 한국의 중원을 지킨 미드필더 장현수가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뽑혔으며 한층 시야가 넓어진 한국 수비수 김영권이 수비상을 받아 그 기쁨을 더할 수 있었다. 골키퍼상은 북한의 주장 리명국이, 득점상은 한국의 우승에 결정적인 공로를 세운 무토 유키(일본)가 받았다.



※ 2015 EAFF 동아시안컵 축구대회 남자부 결과(9일 오후 9시 10분, 우한 스포츠센터)



★ 중국 1-1 일본 [득점 : 우 레이(10분) / 무토 유키(41분,도움-요네쿠라)]



◇ 남자부 최종 순위표



한국 5점 1승 2무 3득점 1실점 +2



중국 4점 1승 1무 1패 3득점 3실점 0



북한 4점 1승 1무 1패 2득점 3실점 -1



일본 2점 2무 1패 3득점 4실점 -1



◇ 여자부 최종 순위표



북한 9점 3승 9득점 4실점 +5



한국 6점 2승 1패 3득점 3실점 0



일본 3점 1승 2패 5득점 6실점 -1



중국 0점 3패 2득점 6실점 -4


심재철기자 winsoc@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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