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 투자전략] 미국 경제 '나홀로 회복'…달러자산 인기 쑥쑥…달러 RP·ELS·환노출형 펀드 가입해 볼만
“한숨 돌린 그리스 채무 불이행(디폴트) 문제는 과연 잘 해결될 수 있을까. 중국 증시 폭락의 여파는 어디까지 갈까. 우리나라는 올해 3%대 성장을 할 수 있을까?”

주변을 둘러보면 이 같은 우려의 목소리만 들려온다. 경제 전망이 밝다는 의견은 보이지 않는다. 이 와중에 꾸준히 경제가 회복돼가고 있는 나라로 미국이 돋보이고 있다. 미국은 연내 기준금리를 인상해 경제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통화량이 감소하고 해외 여러 곳에 투자하고 있는 자금이 미국으로 유입되는 등 달러 가치는 올라가게 될 것이다.

특히 선진국보다 상대적으로 통화 유출 속도가 가파른 신흥국에서는 달러 가치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만 봐도 최근 두 달 동안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순매도로 돌아섰다. 게다가 내년부터 양적 완화 당시 매입했던 채권 만기가 본격적으로 도래하기 때문에 이같은 달러 강세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4월 1060원대까지 내려갔던 원·달러 환율은 미국의 금리 인상이 어느 정도 가시화되면서 상승세로 전환, 6일 현재 1170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또 국내 가계금융자산이 어느덧 3000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성장했고 기준금리는 연 1.5%로 낮다. 국내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이 1468조원 수준(지난 4일 기준)임을 고려해볼 때 국내 자산만으로 자금을 운용하기에는 한계에 도달한 듯하다. 결국 해외투자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기축통화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달러 표시 자산의 보유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인 것이다.

그렇다면 달러자산에 투자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먼저 은행에서 취급하는 달러예금이 있다. 정기예금 형태로 1년 만기, 연 1% 이하의 금리를 얻을 수 있다. 증권사에는 달러 환매조건부채권(RP)이 있는데 상대적으로 다양한 만기와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원화RP와 마찬가지로 증권사에서 진행하는 특판 상품을 이용하면 더 좋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현재 대신증권에서는 3개월짜리 연 2% 특판RP를 1인당 50만달러 한도로 판매하고 있다.

조금 더 높은 수익률을 원한다면 달러 주가연계증권(ELS)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기존에 ELS에 투자해본 경험이 있는 투자자라면 익숙한 구조의 상품일 것이다. 다른 점은 달러로 청약하고 나중에 달러로 원리금을 지급받는다는 점이다. 현재 코스피200, S&P500 등 주가지수를 활용한 지수형 ELS가 대신증권과 신한금융투자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 밖에 마이크로소프트, 길리어드사이언스, 삼성전자와 같은 시가총액 100조원 이상의 글로벌 우량 기업을 활용한 ‘대신증권 100조클럽ELS’도 추천할 만하다.

펀드를 이용해 달러자산에 투자하고자 하는 투자자라면 환노출형 펀드와 달러로 투자하는 펀드를 고려해볼 수 있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해외펀드의 대부분이 환 헤지(위험 회피)를 한 상품이라 달러 강세에 따른 효과를 노리기 위해서는 환노출형 상품에 투자해야 한다. 채권형부터 주식형까지 투자자의 성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환노출형 상품인 대신글로벌스트래티지멀티에셋펀드(환노출형)는 인컴형펀드(고배당주, 리츠 등)와 헤지펀드 등에 분산투자하는 재간접 펀드로, 지난 2월 출시된 뒤 7일 현재 약 9.0%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로 투자하는 이스트스프링미국뱅크론펀드(달러형)는 변동금리부 선순위 담보대출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로 지난 5월 출시, 7일 현재 약 6.4%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외환 투자전략] 미국 경제 '나홀로 회복'…달러자산 인기 쑥쑥…달러 RP·ELS·환노출형 펀드 가입해 볼만
이 밖에 해외거래소에 상장된 주식 및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투자자가 직접 매매하거나 일임형 랩을 통해 투자하는 방법이 있다. 이 경우 1년 동안 매매를 통해 실현된 이익과 손실을 서로 상계한 양도차액에서 250만원을 기본공제한 후 양도소득세(22%)를 납부하게 된다. 양도소득세를 납부하면 종합과세에는 포함되지 않으므로 세금 등을 고민하는 투자자라면 충분히 고려해볼 만한 방법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달러를 여행이나 유학 등 일상생활에서의 소비 관점에서 바라봤다. 하지만 앞으로는 상시 투자가 가능한 자산으로 인지해야 할 것이다. 달러는 이제 원화와 함께 통화분산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외국인들은 1달러를 1500원으로 바꿔서 한국의 주식, 부동산 등에 투자했다.

이후 시간이 지난 뒤 자산을 매각, 차익을 얻고 다시 1000원을 1달러로 바꿔 환차익까지 얻었다. 위기가 오기를 바라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우리의 자산가치를 지키고 위기 상황에서 오히려 자산을 늘릴 수 있는 기회를 얻기 위해 달러자산을 보유 해야 한다.

최광철 < 대신증권 상품기획부장 chickjy@daish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