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투자전략] 지수형 ELS, 폭락장 없으면 연 5% 수익…세금 폭탄 피하려면 만기상환 시기 고려를
기준금리가 연 1.5%로 낮아지면서 투자자가 피부로 느끼는 금리인 1년 만기 은행 정기예금 금리와 MMF, CMA와 같은 단기금리가 연 1.5% 내외로 떨어졌다. 본격적인 1% 금리시대에 들어간 것이다. 원금손실의 위험이 있는 투자상품은 꺼리고, 은행 예금과 같이 안정적인 금리형 상품만 가입하던 보수적인 투자자들도 참아내기 힘든 수준이다. 하지만 보수적인 투자자들이 마땅한 투자수단을 찾기는 쉽지 않다. 주식은 너무 위험해 보이고, 안전한 채권은 이율이 은행 예금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은행 금리보다 4%포인트 높은 수익률

[ELS 투자전략] 지수형 ELS, 폭락장 없으면 연 5% 수익…세금 폭탄 피하려면 만기상환 시기 고려를
이처럼 꽉 막힌 갑갑한 상황에서 돌파구가 되고 있는 게 주가연계증권(Equity Linked Security·ELS)이다. ELS는 삼성전자와 같은 주식 종목이나 코스피200과 같은 지수(기초자산)의 움직임에 따라 미리 정해진 수익(쿠폰)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지수가 40% 혹은 50%만 하락하지 않으면 6~7% 내외의 미리 정해진 수익을 지급하는 원금비보장형 ELS가 대표적이다. 종목이 아닌 지수가 40% 혹은 50% 하락하지만 않으면 정해진 수익이 지급되기 때문에 2008년과 같은 시장 전체에 큰 위기가 발생하지 않는 한 약속된 원리금을 받을 수 있다. 은행 예금 금리와 비교하면 연 기준으로 4~5%포인트가량 높은 수익률이 나오는 셈이다.

ELS에도 단점은 있다.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폭락장이 왔을 땐 투자금의 절반 이상을 날릴 수 있다. 중도환매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기초자산의 하락률에 중도환매 수수료까지 물어야 한다. 특히 종목형 ELS들은 투자자들의 생각 이상으로 위험할 수 있다. 종목형 ELS가 기초자산으로 활용된 종목의 주가 폭락으로 손실구간에 진입한 사례는 매년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수익률보단 손실구간을 보고 투자하라

증권사나 은행을 통해 ELS에 투자하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쿠폰에 집중한다. ELS는 다 비슷하다는 생각에 조기상환 조건, 손실구간(Knock In·이하 KI) 등을 꼼꼼히 살피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하지만 ELS 초보자일수록 쿠폰보다는 상환 구조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ELS가 비교적 안전한 상품이라고는 하지만 기초자산으로 쓰이는 주가지수가 높고, 상환조건이 안 좋은 상품에 잘못 투자하면 손실이 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

기초자산은 주식 종목보다는 주가지수일 때, KI 수준은 60보다는 50일 때보다 안전하다. 지수형에 KI 50을 선택해도 은행 예금보다 2배 이상 높은 5% 전후의 수익을 얻을 수 있으므로 높을 쿠폰을 위해 불필요하게 과도한 리스크를 감당할 필요가 없다. 위험한 상품에 무리하게 투자할 필요가 없는 또 다른 이유는 세금이다. 주식 투자는 수익이 나든 손해가 나든 비과세인데 반해 ELS는 수익이 나면 세금이 발생하고 손실이 나더라도 세금을 돌려주지 않는다.

향후 자금 스케줄 고려해 분산투자

[ELS 투자전략] 지수형 ELS, 폭락장 없으면 연 5% 수익…세금 폭탄 피하려면 만기상환 시기 고려를
또 다른 유의사항은 투자자 본인의 자금 스케줄이다. 가장 일반적인 3년 만기 ELS 상품의 경우 3년간 자금이 묶일 수 있다고 가정하는 게 정석이다. 조기상환 가능성만 믿고 용처가 따로 정해진 급한 돈으로 ELS에 투자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억 단위 여유자금을 한꺼번에 ELS에 넣을 때는 세금문제도 따져 봐야 한다. ELS가 만기상환이 되는 경우 3년 동안의 수익을 한 번에 지급받게 된다.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될 확률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연 7% 수익률의 상품이 만기상환이 되는 경우라면 첫 2년 동안은 아무 수익이 발생하지 않다가, 3년이 되는 시기에 21% 수익이 일시에 발생하게 된다. 이 상품에 1억원을 투입했다고 가정하면 다른 금융소득이 없다 하더라도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연 금융소득 2000만원 초과)이 된다.

이런 위험을 피하기 위해 ELS에 투자할 때는 자금의 상환 스케줄을 분산하는 것이 좋다. ELS의 분산투자를 직접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ELS를 편입하는 공모형 ELS에 가입하는 것도 절세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 공모형 ELS 펀드는 환매 시에만 과세 대상 수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세금 부담 시기를 투자자가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발행사의 신용등급을 챙기자

ELS는 증권회사가 발행한 채권이다. 운이 좋아 ELS에서 수익이 확정되더라도, 이를 발행한 증권회사가 부도가 나 상환능력이 없으면 원리금을 돌려받을 수 없다. 수익률과 조기상환과 같은 상품의 조건도 물론 중요하지만, ELS 발행사인 증권사의 신용등급도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특히 은행 신탁을 통해 ELS에 투자할 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많은 투자자들이 ELS를 은행상품으로 오해하고 발행사의 신용 상태를 챙기지 않는다. 은행은 판매사일 뿐 발행사는 따로 있는 만큼, 어느 발행사를 통해 ELS가 발행됐는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김희주 < 대우증권 상품개발실 이사 heejoo.kim@dwsec.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