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한 회원제 골프장에서 경영지원을 담당하는 P이사는 요즘 걱정이 태산이다. 정부가 지난 6일 발표한 ‘2015년 세법개정안’에 제주도에 한해 감면해주던 개별소비세를 내년부터 다시 걷는다는 내용이 포함되면서다.

제주도 회원제 골프장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장 그린피 인상 요인이 생겼지만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골프장 사정을 감안하면 값을 올릴 처지도 못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회원제 골프장에는 많은 세금이 부과된다. 그중 하나가 그린피에 붙는 개별소비세 2만1120원이다. 골프장은 내장객이 내야 할 이 세금을 이용료에 얹어 받는 게 관행이다.

개별소비세가 면제된 제주도 골프장은 평균 입장료가 다른 지역보다 주중 3만6000원, 주말 3만1000원 싸다. 2002년부터 관광활성화 등을 이유로 정부가 면세 혜택을 준 결과다. 그럼에도 제주도 회원제 골프장의 사정이 좋아지지 않았다는 게 문제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소장 서천범)에 따르면 제주도 골프장은 2002년 9곳에서 지난해 30곳으로 3.3배 증가했다. 반면 홀당 이용객 수는 2002년 이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는 2540명으로 전국 회원제 골프장 평균치(3416명)의 74.4%에 그쳤다.

적자상태도 지속되고 있다. 제주도 회원제 골프장은 2002년 영업이익률이 26.4%로 정점을 찍은 뒤 급속도로 하락해 2005년 이후에는 적자전환했다. 서천범 소장은 “면세 혜택 종료는 부실한 회원제 골프장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