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개선 나선 롯데] 대(對)국민 사과 이어 17일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권 분쟁 해결에 속도를 내고 있다. 11일 대국민 사과에 이어 오는 17일에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를 열기로 했다. 당초 예상된 신격호 총괄회장의 명예회장 추대건이 아닌 조직개편안을 처리하는 것이지만, 우호지분을 3분의 2 이상 확보했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오는 17일 일본 도쿄에서 주총을 연다. 안건은 사외이사 선임의 건과 기업지배구조에 관한 건 등 경영 투명성 개선에 대한 것이라고 롯데그룹은 설명했다. 당초 거론된 명예회장직 신설, 이사 해임건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명예회장직 신설건은 호칭에 관한 문제로 현행 정관을 변경하지 않아도 가능하다”며 “이사 해임건은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 측에서 안건 자체를 올리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사외이사 선임, 기업지배구조에 관한 건은 모두 기존 정관을 바꾸는 것으로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이번 안건이 통과되면 신 회장을 지지하는 우호지분이 신 전 부회장을 압도한다고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신 회장이 속전속결로 분쟁을 해결하려는 가운데 신 전 부회장이 이날 오후 10시25분 김포공항을 통해 다시 한국으로 와 주목된다. 지난 7일 일본으로 돌아간 지 나흘 만이다. 신 전 부회장은 한국에 온 이유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고 공항을 빠져나갔다. 그는 일본에 있는 동안 광윤사 등 롯데홀딩스 주주들과 접촉하며 주총에 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에선 신 회장이 롯데홀딩스 주총을 열겠다고 선수를 치자 신 전 부회장이 아버지를 설득, 반격에 나서기 위해 입국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신 회장이 지난 6월 말 대표이사에 오른 L투자회사 12개 중 신격호 총괄회장이 대표이사로 있던 9개 회사에 대해 지난 10일 등기변경 신청이 일본 법무성에 접수됐다. 구체적인 내용과 신청인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신 전 부회장 측에서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