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형 임대주택(뉴 스테이) 건설을 촉진하는 내용을 담은 임대주택법 개정안이 1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그러나 당초 정부가 계획했던 인센티브가 기업 특혜 논란으로 축소됨에 따라 도심에서 기업형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게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정안에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이 기업형 임대 사업자에게 공공택지를 우선·할인 공급할 수 있는 근거가 담겼다. 기업형 임대주택 공급촉진지구에선 용적률과 건폐율을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 정한 상한선까지 높일 수 있다. 준공된 사업지구 내 팔리지 않은 용지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등을 촉진지구로 지정할 수 있는 근거도 담았다. 도시개발사업 방식의 뉴 스테이 사업에선 지구 면적의 3분의 2를 확보하면 수용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민간이 사업 주체인 경우에도 주택기금이나 공공택지 지원을 받으면 공공임대주택으로 분류돼 엄격히 규제했지만 앞으로는 사업자가 민간이면 민간임대주택으로 구분하기로 했다.

민간임대주택에 적용하던 초기임대료 규제와 분양전환의무는 폐지된다. 임대의무 기간도 기존 5년과 10년에서 4년과 8년으로 단축했다. 임대료 상승률은 연간 5%로 제한하기로 했다.

그러나 민간 사업자들의 자발적인 뉴 스테이 공급을 늘리기 위한 각종 인센티브는 국회 논의 과정에서 대폭 후퇴했다. 당초 정부 법안에서 뉴 스테이에 용적률·건폐율을 법정 상한선까지 보장한 것을 ‘뉴 스테이 촉진지구’에서만 가능하도록 축소됐다. 도심 소규모 기업형 임대주택, 재건축·재개발과 결합한 기업형 임대주택 공급은 어렵게 됐다는 지적이다. 그린벨트 해제 지역에서 사업을 추진할 때는 공공이 참여토록 하고, 기반시설 설치 비용을 민간에 부담시키는 등 개발이익을 일부 환수하는 조항을 신설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기업형 임대주택은 국·공유지 등 정부가 추진하는 소수의 사업지, 공공택지지구·신도시 등의 일부 사업에만 그칠 수도 있다”며 “기존 시가지에서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워 당초 목적인 도심 전세난 완화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