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라이프] 이상훈 유젠 대표 "벤처사업, 함께 도전하고 보상 나누는 것이 중요"
이상훈 유젠 대표(사진)는 국내 전자상거래 분야 1세대다. 인터파크 창업 멤버로 참여해 기술기획을 담당했다. 2003년엔 전자상거래 솔루션업체 유젠을 창업했다.

유젠은 최근 변신을 모색 중이다. 사내벤처로 독립한 벤처기업들로 연합전선을 구축해 재도약에 나섰다. 마케팅 디자인 등에서 시너지를 높이고 해외 진출까지 공동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3월 출범한 젠앤벤처스는 사내벤처 연합체다.

젠앤벤처스는 전자상거래 솔루션업체인 유젠을 비롯해 정보기술(IT)부문, 아웃도어용품, 의류 등을 제조·판매하는 아웃도어·스포츠 부문, 문화 콘텐츠를 생산하는 엔터테인먼트 부문으로 구성됐다. 이 대표가 젠앤벤처스를 이끌고 있다. 이 대표로서는 지금이 또 다른 도전의 순간인 셈이다.

젠앤벤처스에는 서비스 컨설팅 및 기획 전문업체인 유젠플랜A, 데이터 컨설팅업체 유젠아이 등 10여개 벤처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솔루션 개발 및 컨설팅에 참여하며 축적된 노하우가 사내벤처 창업의 밑거름이 됐다는 게 유젠 측 설명이다.

젠앤벤처스의 모체 역할을 하는 유젠은 삼성전자 앱스토어, 롯데닷컴의 온라인 구축 지원 통합시스템 ‘렉스’ 개발에 참여했다. 최근에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의 유지·보완 서비스인 ‘앱썸’을 출시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이 대표는 “유젠은 지난 10년 동안 나이키, 노스페이스, LG전자 등 60곳 이상의 기업을 대상으로 다양한 전자상거래 모델을 구축하고 운영했다”며 “11번가 등 국내외 전자상거래업체 50여곳에 기획·컨설팅도 제공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사내벤처 활성화에 힘을 쏟는 것은 인터파크에서 얻은 경험 때문이다. 그는 “데이콤(현 LG유플러스)의 사내벤처로 출발한 ‘인터파크’에서 벤처 정신을 배웠다”며 “벤처기업은 유능한 인재들이 새로운 사업에 함께 도전하고 그 결실을 각자 기여한 만큼 공정하게 나누는 공동체 정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젠앤벤처스 출범에 따른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 대표는 “사업 성격에 따라 조직을 쪼개서 자유롭고 창의적인 분위기를 유지하려고 한다”며 “새로운 사업 아이템에 대한 사원들의 아이디어를 실제 사업으로 연결하는 속도가 빠르다”고 소개했다.

유젠은 제조업과 유통업에도 뛰어들었다. 2012년 아웃도어 브랜드 ‘제로그램’을 내놓았고, 작년엔 윈드서핑 등 수상스포츠 전문 브랜드인 ‘배럴’을 선보였다. 이 대표는 “이들 브랜드 매출의 70%가 온라인에서 발생하며 주로 블로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마케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엔 ‘젠프로덕션’을 설립하고 문화콘텐츠 기획에도 도전하고 있다. KBS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등을 제작한 이형민 프로듀서가 공동대표를 맡았다. 이형민 대표는 “그동안 쌓은 온라인 유통 노하우를 문화콘텐츠 유통에 활용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일본 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연내에 중국 상하이와 홍콩에도 법인을 세울 예정이다. 전자상거래 솔루션뿐 아니라 제로그램, 배럴 등을 내세워 중국 아웃도어용품 및 의류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