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416개에 달하는 순환출자 구조를 연내 80% 이상 해소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시 전문가들은 롯데쇼핑롯데제과, 롯데칠성 등이 부각될 것으로 전망했다. 롯데그룹은 일본 계열사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호텔롯데가 실질적인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호텔롯데 및 2세들의 지배 아래 있는 롯데쇼핑이 주요 계열사들을 거느리고 있는 구조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은 호텔롯데와 롯데쇼핑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우선 호텔롯데의 상장을 통해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할 수 있는 자금을 마련할 것"이라며 "그리고 호텔롯데와 롯데쇼핑이 주요 회사들을 거느리고 있기 때문에 향후 두 회사의 합병을 염두에 두고,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로 두 회사의 합병 이후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 지주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롯데카드 롯데캐피탈 롯데손해보험 등 금융 계열사들은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 법안에 따라서 그 행보가 달라질 것으로 봤다.

롯데쇼핑은 그동안 지배구조 개편과 무관하게 주가가 움직이면서 주가수준이 낮게 형성됐으나, 이번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회사로서의 위치 및 자회사 가치 등이 부각될 것으로 예상했다. 롯데제과 및 롯데칠성 등도 순환출자 해소 과정에서 계열사 지분 매각 가능성 등으로 인해 수혜가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비상장사들의 기업공개가 이뤄질 경우에도 이들이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은 롯데카드(보유지분 93.7%, 장부가 9829억원) 롯데리아(38.68%, 1129억원) 등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상장사 롯데쇼핑 7.86%, 롯데칠성 보통주 19.29%, 롯데칠성 우선주 8.37%를 비롯해 비상장사 롯데푸드 9.32%, 코리아세븐 16.5%, 롯데리아 13.59%를 보유하고 있다.

신 회장이 밝힌 호텔롯데의 상장은 경쟁 상장사들에 부정적이란 분석이다.

김기영 SK증권 연구원은 "호텔롯데의 증시 상장은 국내 최대 호텔면세점업체의 상장이라는 측면에서 호텔신라 하나투어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등에 부정적인 이슈"라며 "국내 호텔면세점업계에서, 그리고 해외 면세점체인 확보에서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며, 포트폴리오 구성시 대체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