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이틀 연속 위안화 평가절하에 나서자 국내 증시가 크게 휘청이고 있다.

위안화 평가절하는 신흥국 전반의 자본 유출을 부추길 수 있어 증시에는 악재가 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날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화 환율을 달러당 6.3306위안으로 고시했다. 전날 고시환율 6.2298위안과 비교해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1.62% 떨어졌다.

이에 따라 위안화는 이틀 사이 3.51% 대폭 평가절하됐다.

인민은행은 전날 고시환율을 1994년 이후 일간 최대폭인 1.86% 기습 절하하면서 일회성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또 예상과 달리 1.62%로 평가절하함에 따라 본격적인 환율 전쟁에 나선 것 아니냐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국내 증시의 코스피지수는 1% 넘게 떨어져 1960선 초반까지 내려갔다. 지수가 1960선까지 밀린 건 지난 3월 이후 5개월 여 만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483억원 어치를 팔아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245억원, 238억원 어치를 담고 있지만 지수 하락을 막기엔 부족한 상황이다.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또 다시 위안화 평가절하에 나서면서 환율 전쟁이 본격화됐다"며 "중국 정부가 지금껏 경기 부양 수단으로 삼았던 '통화정책' 대신 '환율정책'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위안화 약세로 인해 신흥국 금융 시장 전반이 충격을 받을 것"이라며 "신흥국에서 해외 자본 이탈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코스닥지수도 위안화 평가절하에 따른 영향으로 3% 넘게 떨어져 710선마저 붕괴됐다.

기관이 350억원 어치를 팔고 있는 반면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257억원, 159억원 어치를 담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9.55원 급등한 1188.65원에 거래되고 있다. 환율은 장중 1190원대를 돌파해 3년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