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은 광복 70주년을 맞이해 한국국학진흥원과 함께 내달 30일까지 1층 기획전시실에서 ‘징비록’ 특별전을 연다. 지난 5일 개막한 이번 전시에는 징비록 서문에 있는 ‘징비록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징비록(국보 제132호), 난후잡록(보물 제160호), 류성룡이 착용했던 투구와 갑옷(보물 제460호) 등 유물 30여 점이 선보인다.

전시 1부 ‘영의정으로서 임진왜란을 극복하다’에서는 류성룡이 피난 중에 영의정과 도체찰사를 지내며 전쟁을 견딘 당시의 자료들이 전시된다. 개성으로 피난하는 도중에 영의정으로 임명된 교지, 전쟁 중 문서를 옮길 때 사용한 유서통, 명나라 장수 이여송이 류성룡에게 시를 써서 준 부채 등이 소개된다.

2부 ‘뒷날의 경계를 위해 징비록을 쓰다’에서는 징비록에 대한 여러 정보가 소개된다. 전란 속에서도 각종 문서들을 꼼꼼히 보관한 류성룡의 흔적을 볼 수 있다. 류성룡은 전쟁 당시 그가 작성한 각종 문서, 임금으로부터 내려온 문서 등을 필사해두고, 당시 달력으로 쓰인 대통력의 뒷장에 일기 같은 메모를 적었다. 이때 남긴 기록들은 모두 징비록의 기초 자료가 됐다.

특별전은 국립민속박물관 제3전시실에서 진행 중인 풍산 류씨 집안의 가족 이야기 ‘충효 이외 힘쓸 일은 없다’와도 관련이 있다. 이 말은 류성룡이 후손들에게 남긴 유훈으로 풍산 류씨 가문의 각종 자료를 통해 집에서는 효를, 나라를 위해서는 충을 생각했던 류성룡 집안의 전통을 느낄 수 있게 한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