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이틀 연속 기습적인 위안화 평가절하에 나섰지만 뉴욕증시는 충격에서 점차 벗어나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늦춰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달러 강세가 꺾이며 유가 등 상품가격이 강세로 돌아선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12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 대비 0.33포인트(0.00%) 하락한 1만7402.51에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98포인트(0.10%) 오른 2086.05를, 나스닥 지수는 7.60포인트(0.15%) 상승한 5044.39를 각각 기록했다.

이날 중국의 이틀 연속 위안화 가치 절하로 하락 출발한 지수는 장중 하락폭을 축소하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에너지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며 세계 경기 둔화 우려를 다소 완화한 것이 지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22센트(0.5%) 상승한 배럴당 43.30달러에 마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올해 전 세계 원유 수요 전망치를 높인데다가, 달러화가 급락세를 보이자 국제유가가 올랐다. IEA는 이날 월간 보고서에서 올해 전세계 원유 수요는 하루 평균 160만배럴의 속도로 늘어난다고 전망했다. 지난달의 '하루 20만 배럴'보다 크게 늘어난 규모다.

이와 함께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이틀 연속 위안화를 평가절하함에 따라 미국 중앙은행이 오는 9월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달러화는 유로화에 약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에너지 업종은 유가 상승에 힘입어 1.8% 이상 급등하며 업종별 가장 큰 오름폭을 나타냈다. 유틸리티업종도 1.5% 상승했다. 애플도 1.5% 이상 상승했다.

반면 중국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는 실적 실망에 5%대 급락세를 나타냈다. 알리바바의 전분기 매출은 32억6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증가했지만, 시장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미국 백화점 체인인 메이시스 또한 이익과 매출이 모두 전문가 예상치를 밑돌며 5% 넘게 떨어졌다.

유럽 주요 증시는 중국이 이틀 연속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한 여파로 이틀째 급락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3.27% 급락한 1만924.61로 거래를 마쳤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도 3.40% 하락한 4925.43으로,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 역시 1.40% 내린 6571.19로 각각 마감했다.

이날 유럽 증시는 아시아 주요 증시와 마찬가지로 중국 인민은행의 위안화 평가절하로 급락세를 탔다. 특히 중국 판매 부진이 우려되는 자원업종과 소비재업종, 명품업체 등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주요 종목별로는 광산업체인 글렌코어는 5.7% 폭락했고 생활·식품업체인 유니레버는 4.3% 급락했으며 루이뷔통 모에 헤네시(LVMH)는 4.5% 떨어졌다.

한경닷컴 증권금융팀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