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롯데홀딩스가 호텔롯데의 최대주주인 L투자회사들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롯데그룹 정책본부는 지난 11일 '그룹 상황 설명 자료'를 작성해 정부, 국회 등에 전달한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 롯데의 지주회사인 롯데홀딩스는 11개 L투자회사들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L제1부터 L제12까지 12개가 있는 L투자회사는 롯데 지배구조의 핵심 고리로 한국 롯데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롯데호텔 지분 72.65%를 보유하고 있다.

L투자회사가 롯데홀딩스의 100% 자회사라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홀딩스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는 만큼 L투자회사의 실질적인 경영도 맡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 회장은 지난달 말 일본 L투자회사 12곳의 대표이사로 등기를 마친 바 있다.

또한 롯데정책본부는 롯데홀딩스 지분 3분의 1을 보유한 포장지회사 광윤사에 대해 신격호 총괄회장의 가족 4명이 지분 99%를 가진 가족 기업이라고 전했다. 광윤사의 주주는 신 총괄회장과 부인 시게미쓰 하쓰코,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신 회장으로 추정된다.

롯데정책본부는 신 총괄회장의 건강 상태에 대해 "만 94세의 고령으로 기억력, 판단력이 떨어져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신 총괄회장이 알츠하이머(치매)를 앓아 건강 문제가 있다는 그룹 안팎의 증언을 롯데그룹 정책본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셈이다.

롯데 측은 자료를 통해 그룹 지배구조 개선 과정에서 신 회장 등 오너 일가가 등기 이사를 맡는 회사 수를 16개에서 10개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전문 경영인 체제를 갖추겠다는 계획도 전했다.

아울러 416개의 순환출자 고리가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신 총괄회장이 2007년과 2009년 경영난을 겪는 계열사를 돕기 위해 본인이 보유한 주식 약 3000억원어치를 출연, 지배구조가 복잡해졌다고 해명에 나섰다.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의 분리 경영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롯데정책본부는 "일각에서는 롯데그룹을 적절히 분할해 경영권 분쟁을 종식시켜야한다는 여론도 있다"면서도 " 법률상 아무 권한이 없음에도 창업자의 친족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룹을 분할 지배하는 것은 회사를 오너 일가의 사유물로 취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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