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반전 SC은행 '박종복 행장의 매직'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이 올 상반기 약 1115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엔 646억원 적자였다. 올 1월 취임한 첫 한국인 최고경영자(CEO)인 박종복 행장이 빠르게 체질 개선을 이룬 덕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SC은행은 2분기에 79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고 13일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61억원)보다 약 13배 증가한 것으로 9개 분기 만에 가장 많은 순이익이다. 1분기(325억원)보다는 143% 늘었다.

SC은행 측은 “투자은행(IB) 부문과 자산관리 부문 수수료 증가에다 주택담보대출액 증가 등이 맞물려 좋은 실적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SC은행은 2013년 1분기 956억원의 순이익을 낸 뒤 내리막길을 걸으며 어려움을 겪었다. 그해 2분기 순이익이 336억원으로 줄었고 3분기엔 222억원 적자(4분기 99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그러자 한국 철수설이 불거졌고 지난해엔 646억원 적자를 냈다.

SC그룹은 위기 상황에서 박 행장을 구원투수로 등판시켰다. 외국인 CEO로는 한국 시장에서 영업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박 행장은 취임하자마자 1만여명에 이르는 퇴직 직원 대상의 영업을 시작했다. 박 행장부터 옛 제일은행 퇴직자 모임을 일일이 찾아다녔다. 덕분에 반년 만에 퇴직 직원 거래가 주택담보대출은 155%, 신용대출은 62%, 방카슈랑스는 317%나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다.

직원들에게도 동기 부여를 확실히 하고 있다. 박 행장은 틈날 때마다 승합차를 타고 전국 영업점을 돌아다니며 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또 본점 로비를 지나가는 직원들과 ‘즉석 커피 미팅’을 하며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