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원생명과학·영진약품·일진홀딩스·롯데쇼핑…'위안화 쇼크'에도 맷집 튼튼하네
중국이 사흘 연속 위안화 평가절하에 나섰지만 국내 주식시장은 침착하게 대응하며 안정을 되찾은 모습이었다. 지난 이틀간 시장을 엄습했던 공포와 패닉(심리적 공황) 상태에서 벗어난 것이다.

○차분하게 반응한 시장

13일 코스피지수는 7.99포인트(0.40%) 오른 1983.46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2145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7거래일 연속 발을 뺐지만 기관이 1956억원어치 순매수하면서 충격을 줄였다. 지난 11, 12일과 달리 중국의 잇따른 평가절하 소식에도 시장은 차분했다. 코스닥지수도 14.16포인트(1.97%) 반등해 731.36까지 뛰었다. 현동식 한국투자신탁운용 상하이리서치사무소 소장은 “위안화가 적정 절하 수준인 달러당 6.5위안 선에 근접한 만큼 추가적인 약세 가능성은 크지 않고 그에 따라 시장도 안정됐다”고 분석했다.

전날 대(對)중국 수출과 중국인 관광객 감소 우려 탓에 급락했던 주요 화장품주는 빠른 회복세를 나타냈다. 코스맥스가 16.12%, 에이블씨엔씨가 7.71% 상승했고 한국콜마도 6.66% 올랐다. 지난 2분기 매출(1조1954억원)과 영업이익(2081억원)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23.7%, 37.7% 증가했다고 공시한 아모레퍼시픽은 0.53% 상승했다. 양지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화장품 업체들의 중국 현지법인은 환율 변동폭을 무마할 만큼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며 “위안화 평가절하가 화장품업종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배구조 개편주 ‘강세’

사흘간 위안화 평가절하 ‘충격’을 거치면서 중국 변수에 견디는 ‘맷집’이 뛰어난 종목의 윤곽이 드러났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첫 위안화 평가절하를 발표(11일)하기 하루 전인 지난 10일 종가 대비 현재 주가상승률이 가장 높은 종목은 진원생명과학이다. 이 회사는 바이오·제약 업체들의 동반 하락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기술수출 소식이 알려지면서 사흘 새 61.68% 급등했다. KT&G 자회사인 영진약품도 필러 공동개발 추진 소식에 같은 기간 8.35% 상승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그룹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발표한 데 힘입어 롯데 계열사들도 ‘위안화 쇼크’에서 비켜섰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에 있는 롯데쇼핑은 지난 10일 대비 23.23% 올랐다. 롯데제과(주가상승률 7.75%), 롯데케미칼(6%) 등도 강세였다.

지주회사 주가도 오름세를 탔다. SK C&C(6.52%)와 일진홀딩스(10.31%), S&T홀딩스(7.5%), 유수홀딩스(4.83%), 코오롱(4.61%) 등이 두루 상승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배구조 개편이 예고된 곳이나 주주가치 제고 노력이 돋보이는 지주사들은 앞으로도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강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외국인은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고 성장 전망이 뚜렷한 중소형주 선호현상이 뚜렷했다. 11~13일 외국인 순매수 상위종목에는 엔터주인 에스엠(202억원)과 CJ E&M(117억원)을 비롯해 사업 다각화 호재가 있는 다음카카오(164억원)가 이름을 올렸다. 코스맥스(201억원)와 한미약품(126억원) 등 화장품·제약주도 외국인이 사들인 종목이었다.

심은지/김동욱/김우섭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