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영화스타 문숙 씨 38년 만에 스크린 복귀
1970년대 중반에 활약하다가 홀연히 영화계를 떠나 미국으로 향했던 은막의 스타 문숙(61·사진)이 38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복귀작은 1주일 뒤 개봉할 백종열 감독의 판타지 로맨스 ‘뷰티 인사이드’.

그는 연기를 준비하던 고등학생 시절 TBC 드라마 ‘세나의 집’ 주연으로 데뷔했다. “트레이닝만 받을 때 그 드라마 주연이던 서미경 씨(미스 롯데 출신 배우)가 베트남전 위문 공연을 갔다가 못 돌아오는 바람에 녹화 ‘펑크’를 낸 거예요. 그래서 갑자기 제가 투입된 거죠.”

영화에서도 이만희 감독의 ‘태양 닮은 소녀’(1974)를 시작으로 처음부터 주연만 맡았다. 이후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삶이 펼쳐졌다. ‘태양 닮은 소녀’에 이어 ‘삼각의 함정’(1974), ‘삼포 가는 길’(1975)에 잇따라 출연하며 이만희 감독의 ‘뮤즈’로 떠올랐다. 작품 밖에서도 사랑에 빠진 둘은 스물셋이란 나이 차를 뛰어넘어 비밀 결혼식을 올렸다. 그러나 결혼 1년 만에 이 감독이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둘의 사랑도 막을 내렸다. 이 감독 사후에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미대에 진학했다. 재혼해 두 아이를 얻었고 뉴욕과 샌타페이에서 화가로 활동했다. 틈틈이 명상과 요가, 자연치유식 등을 공부하고 가르치기도 했다.

‘뷰티 인사이드’ 출연은 우연인 듯, 필연인 듯 이뤄졌다. 알고 지내던 배우 한효주가 자신이 출연할 작품인데 제작사에서 그의 출연을 바란다며 다리를 놓았다고 한다.

“저는 주어진 상황에 ‘노(No)’를 잘 안 해요. 다 삶의 체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요. 좋은 기운만 있다면 소중한 삶의 선물로 생각해요.”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묻자 그는 “무엇에든 열려 있다”고 했다.

“평생 누군가를 돌보는 삶을 살았는데, 이제 부모님도 안 계시고 아이들도 (장성해) 날아가고 나만의 삶을 살 수 있게 된 거잖아요. 내게 주어진 시간이 삶의 선물이니까 어떻게 후회 없이 꽃피울 것인가 생각했고 여기에 있죠. 아침에 눈을 뜨면 ‘나만을 위해 어떻게 살까’를 생각해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