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17일 주총 대비 일본행
오는 17일로 예정된 일본 롯데홀딩스의 임시 주주총회가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향방을 가름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주총 안건의 통과 여부에 따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우호지분 양상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13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이날 오전 김포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했다. 지난 3일 일본에서 돌아온 신 회장이 열흘 만에 다시 일본으로 간 것은 나흘 뒤 열리는 한국과 일본 롯데의 지주회사 격인 롯데홀딩스 주총에 앞서 준비 상황 등을 막바지 점검하기 위해서라는 게 롯데 측 설명이다. 주총 장소와 시간은 비공개다.

이번 주총의 안건은 경영 투명성 강화에 초점을 둔 ‘사외이사 선임’ ‘기업지배구조 개선’ 등 두 건이다. 당초 안건으로 거론되던 ‘신격호 총괄회장의 명예회장 추대를 위한 정관 변경’은 상정되지 않았다. 호칭에 관한 문제는 정관 변경 없이 가능하다는 법률 자문을 받았다는 게 롯데 측 설명이다. 신 전 부회장 측이 밝힌 ‘신동빈 회장 등 롯데홀딩스 이사진 해임’ 안건이 논의될 가능성도 희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총 현장에서 의제를 발의하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17일 주총 대비 일본행
‘사외이사 선임’은 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정관을 변경하는 안건으로 알려져 있다. 롯데 고위 관계자는 “사외이사 선임은 주총 결정 없이 가능하기 때문에 정관을 변경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며 “지배구조 안건은 한국 롯데의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의 기업공개 등 지배구조 개혁안과 관련해 호텔롯데 최대주주인 롯데홀딩스 주주들에게 방향성을 제시하는 내용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총에서 안건이 통과되려면 보통 전체 주주의 과반이 참석하고 참석 주주의 50%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사외이사 선임의 경우 특별 결의 대상인 정관 변경이 필요해 참석 주주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이번 주총 안건의 통과 여부에 따라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의 우호지분 확보 양상이 드러날 전망이다.

한편 롯데그룹은 정부 등에 제출한 자료에서 일본 롯데홀딩스가 12개 L투자회사의 주식 100%를 보유 중이라고 밝혔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