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몽·파인애플 등 수입산은 급감
마른 장마 덕분 작황·당도 양호
16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8월(1~13일)까지 국산 과일 전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4% 증가했다. 종류별로는 배가 119.5% 늘어난 것을 비롯해 참외(46.4%), 복숭아(20.9%), 사과(12.8%), 포도(12.3%), 자두(11.2%), 수박(8.8%) 등 여름철 과일 매출이 두루 증가했다.
여름철 국산 과일 매출이 증가세를 기록한 것은 2008년(8.1%) 이래 7년 만이다. 국산 과일 매출은 2009년 -4.8%를 시작으로 2010년 -19.5%, 2011년 -5.1%, 2012년 -6%, 2013년 -5.6%, 2014년 -8% 등 매해 뒷걸음질쳤다. 작황이 부진한 데다 수입 과일 인기에 밀렸기 때문이다.
반면 올해 수입 과일 매출 신장률은 예년보다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수입 과일 매출은 1년 전보다 13.5% 증가해 지난해(16.7%)보다 신장률이 3.2%포인트 낮아졌다. 블루베리(67.9%)와 바나나(11.3%)를 제외하고 자몽(-22.5%), 파인애플(-18.7%), 수입포도(-0.1%) 등 대부분 수입 과일 매출이 감소했다.
국산 과일 매출이 7년 만에 플러스로 돌아선 것은 올여름 과일 농사가 호조를 보이면서 가격은 내려간 반면 당도는 높아진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대표적인 여름 과일인 복숭아의 올해 총 생산량은 21만8000t으로 작년보다 4% 증가했다.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상(上)급 품질 ‘복숭아 백도(4.5㎏)’의 7월 도매가는 전년 대비 12% 떨어진 데 이어 8월에도 비슷한 추이를 보이고 있다.
단맛은 강해졌다. 복숭아는 10~11브릭스(brix)에서 11~12브릭스로, 자두는 10~12브릭스에서 11~14브릭스로 당도가 높아졌다. 브릭스는 당을 재는 단위로 전체 100g 가운데 1g의 당이 있으면 1브릭스로 표기한다.
김석원 롯데마트 과일 MD(상품기획자)는 “마른 장마가 7월까지 지속되는 가운데 태풍도 적어 올여름 과일 농사가 작년보다 풍년을 이뤘다”며 “덕분에 가격은 내려가고 당도는 높아지면서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았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국산 과일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여름이 제철인 국산 과일을 정상가 대비 20~30% 저렴하게 판매할 계획이다. 오는 19일까지 ‘국내산 캠벨 포도(5㎏·1상자)’는 1만원, ‘거봉 포도(2㎏·1상자)’는 9900원에 판매한다. 20~26일에는 임실, 청도 등 유명 산지에서 수확한 ‘고당도 황도 복숭아(4~7입·1상자)’를 9900원, ‘햇배(4~8입·1상자)’를 1만원에 선보인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