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이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운영하고 있는 왕립 셰이크 칼리파 전문병원(UAE 왕립병원)에 인근 국가의 환자들까지 몰려드는 등 중동에 의료한류 바람이 일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지난 2월 정식 개원한 UAE 왕립병원이 6개월 동안 외래환자 7000여명을 진료했다고 17일 발표했다. 두바이에서 동쪽으로 30㎞ 떨어진 라스알카이마 지역에 있는 UAE 왕립병원은 암, 심장·신경계질환 등을 주로 치료하는 전문병원이다. 3차 병원으로 다른 병원에서 의뢰한 중증 환자만 진료한다.

UAE 왕립병원 개원 후 입원한 환자는 570여명이다. 암 수술을 포함해 흉부외과 신경외과 등에서 140건의 수술을 했다. 7월 한 달 동안 외래환자 1200여명, 입원환자 100여명을 진료했다.

병원 관계자는 “현지에서 처음 운영되는 3차 병원이고 개원 초기이기 때문에 다른 사립병원과 환자 숫자를 비교하기는 무리가 있다”면서도 “전체 환자의 15%는 UAE 밖 다른 나라에서 보낸 환자고 의료 여건이 좋은 두바이와 아부다비에서도 환자를 보낼 정도로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UAE 왕립병원에는 의사 70명, 간호사 260명 등 72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의사 40여명을 포함해 250여명의 인력을 파견했다. 현재 246개 병상 중 133개를 운영해 병상 가동률은 50%를 조금 넘는다.

의료인력이 추가 확보되면 병상 가동률과 치료 환자 숫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병원은 진료뿐 아니라 현지 의료인 역량을 높이기 위해 올해에만 여섯 차례 학술행사를 열었다. 지난 6월 ‘신종 감염병 관리’ 콘퍼런스에는 현지 전문가 250여명이 참석했다.

지난해 8월 서울대병원은 UAE와 5년간 1조원 규모의 병원 위탁운영 계약을 체결했고 지난 16일 1주년을 맞아 기념식을 했다. 기념식에는 성낙인 서울대 총장, 오병희 서울대병원장, 성명훈 UAE 왕립병원장 및 UAE 측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오 병원장은 “UAE 왕립병원이 의료한류의 상징적 성공 모델이자 중동 지역의 메디컬 허브로 자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