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원그룹, 집안조명 컨설팅에서 AS까지 통합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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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D인테리어' 진출 스토리
노스페이스 패션, 한샘 부엌사업, 총각네야채가게 서비스 벤치마킹
남영전구 조명 단순생산서 직접 소비자 판매로 확대
매장도 카페 분위기로…연내 20곳 문 열기로
노스페이스 패션, 한샘 부엌사업, 총각네야채가게 서비스 벤치마킹
남영전구 조명 단순생산서 직접 소비자 판매로 확대
매장도 카페 분위기로…연내 20곳 문 열기로
화학 계열사를 중심으로 5000억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는 송원그룹 김해련 회장(사진)은 2013년 LED(발광다이오드) 조명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로 결정했다. 계열사 남영전구를 통해 이 사업을 하기로 했다.
다만 기존처럼 조명업자에게 파는 게 아니라 소비자에게 직접 파는 B2C 방식을 구상했다. 그 결과가 지난 6월 내놓은 ‘루씨엘’이란 브랜드다.
다른 회사와 달리 조명업자를 거치지 않고 제품 선정부터 시공, 사후관리까지 해주는 모델이다. 김 회장은 “소비자들에게 디자인이 결합된 질 좋은 조명으로 전체 집안을 바꿔주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국내 조명업체가 처음 시도하는 루씨엘은 LED업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변화 역설했지만 …
김 회장은 “루씨엘 브랜드가 태어나기까지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쳤다”고 했다. 첫 번째 부딪친 벽은 직원들의 인식이었다. 김 회장은 남영전구 임직원들에게 자신이 생각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수차례 설명했다.
그가 든 예는 IBM이었다. 컴퓨터를 생산하던 IBM이 소프트웨어와 컨설팅, 솔루션 기업으로 바뀐 것을 예로 들었다. 전구 하나씩 파는 게 아니라 거실, 주방, 욕실 등 집안 조명을 통째로 설계 시공해주자는 얘기였다.
그러나 남영전구 임직원들은 무슨 말인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송원그룹은 태경화학 백광소재 경인에코화학 등 화학 계열사를 중심으로 한 기업이었기 때문이다. 남영전구도 조명업자에게 주로 제품을 판다는 점에서 비슷했다. 수십년간 B2B 사업을 한 기업을 갑자기 B2C 기업으로 바꾸자는 제안을 직원들은 선뜻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부친 김영환 회장이 별세해 기업을 승계하기 전까지 여성복 브랜드, 인터넷 쇼핑몰, 소비자 트렌드 컨설팅을 한 김 회장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혁신 위해 패션전문가 사장 영입
김 회장은 회사 분위기와 전략을 바꾸기 위해 전문 경영인을 영입했다. 현재 루씨엘 사업을 주도하는 김철주 대표다. 그는 조명 전문가가 아니라 노스페이스 전무를 지낸 패션 전문가다.
김 대표는 16년간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의 성장을 이끈 실적이 있었다. 김 회장은 “빠르게 변하는 소비자 트렌드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경영인”이라고 영입 이유를 설명했다. 조명도 브랜드와 디자인 중심의 시장으로 변할 것이라는 김 회장의 생각이 인사에 반영된 것이다.
벤치마킹도 했다. 대상은 부엌가구로 시작해 종합 인테리어로 영역을 확장한 한샘이었다. 한샘은 김 회장이 지향하는 제품 생산에서 유통, 판매, 시공으로 이어지는 사업모델을 이미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총각네야채가게도 김 회장이 유심히 본 회사다. “젊은 사람들이 싹싹하게 일도 잘한다는 이미지의 총각네야채가게를 보고 직원 뽑는 방법을 생각해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집에 들어가는 조명 설치기사는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젊은 사람들 위주로 뽑고 있다. IBM과 한샘, 총각네야채가게가 루씨엘 브랜드가 만들어진 기초가 된 것이다.
남영전구는 지난 17일 경기 안양에 첫 ‘루씨엘’ 대리점을 열었다. 연내 전국 20곳에 대리점을 열 계획이다. 대리점 경쟁률은 어떤 지역에선 10 대 1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높다.
김 회장은 “LED 조명사업을 궤도에 올려놓은 뒤 다른 회사와 합작해 새로운 소비재 기업을 설립해 송원그룹을 새롭게 변신시키겠다”고 말했다.
이현동/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다만 기존처럼 조명업자에게 파는 게 아니라 소비자에게 직접 파는 B2C 방식을 구상했다. 그 결과가 지난 6월 내놓은 ‘루씨엘’이란 브랜드다.
다른 회사와 달리 조명업자를 거치지 않고 제품 선정부터 시공, 사후관리까지 해주는 모델이다. 김 회장은 “소비자들에게 디자인이 결합된 질 좋은 조명으로 전체 집안을 바꿔주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국내 조명업체가 처음 시도하는 루씨엘은 LED업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변화 역설했지만 …
김 회장은 “루씨엘 브랜드가 태어나기까지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쳤다”고 했다. 첫 번째 부딪친 벽은 직원들의 인식이었다. 김 회장은 남영전구 임직원들에게 자신이 생각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수차례 설명했다.
그가 든 예는 IBM이었다. 컴퓨터를 생산하던 IBM이 소프트웨어와 컨설팅, 솔루션 기업으로 바뀐 것을 예로 들었다. 전구 하나씩 파는 게 아니라 거실, 주방, 욕실 등 집안 조명을 통째로 설계 시공해주자는 얘기였다.
그러나 남영전구 임직원들은 무슨 말인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송원그룹은 태경화학 백광소재 경인에코화학 등 화학 계열사를 중심으로 한 기업이었기 때문이다. 남영전구도 조명업자에게 주로 제품을 판다는 점에서 비슷했다. 수십년간 B2B 사업을 한 기업을 갑자기 B2C 기업으로 바꾸자는 제안을 직원들은 선뜻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부친 김영환 회장이 별세해 기업을 승계하기 전까지 여성복 브랜드, 인터넷 쇼핑몰, 소비자 트렌드 컨설팅을 한 김 회장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혁신 위해 패션전문가 사장 영입
김 회장은 회사 분위기와 전략을 바꾸기 위해 전문 경영인을 영입했다. 현재 루씨엘 사업을 주도하는 김철주 대표다. 그는 조명 전문가가 아니라 노스페이스 전무를 지낸 패션 전문가다.
김 대표는 16년간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의 성장을 이끈 실적이 있었다. 김 회장은 “빠르게 변하는 소비자 트렌드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경영인”이라고 영입 이유를 설명했다. 조명도 브랜드와 디자인 중심의 시장으로 변할 것이라는 김 회장의 생각이 인사에 반영된 것이다.
벤치마킹도 했다. 대상은 부엌가구로 시작해 종합 인테리어로 영역을 확장한 한샘이었다. 한샘은 김 회장이 지향하는 제품 생산에서 유통, 판매, 시공으로 이어지는 사업모델을 이미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총각네야채가게도 김 회장이 유심히 본 회사다. “젊은 사람들이 싹싹하게 일도 잘한다는 이미지의 총각네야채가게를 보고 직원 뽑는 방법을 생각해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집에 들어가는 조명 설치기사는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젊은 사람들 위주로 뽑고 있다. IBM과 한샘, 총각네야채가게가 루씨엘 브랜드가 만들어진 기초가 된 것이다.
남영전구는 지난 17일 경기 안양에 첫 ‘루씨엘’ 대리점을 열었다. 연내 전국 20곳에 대리점을 열 계획이다. 대리점 경쟁률은 어떤 지역에선 10 대 1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높다.
김 회장은 “LED 조명사업을 궤도에 올려놓은 뒤 다른 회사와 합작해 새로운 소비재 기업을 설립해 송원그룹을 새롭게 변신시키겠다”고 말했다.
이현동/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