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의 지원을 받은 세일하이텍 직원들이 LG화학의 특허 기술을 이용해 만든 2차전지용 스웰링 테이프를 살펴보고 있다.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의 지원을 받은 세일하이텍 직원들이 LG화학의 특허 기술을 이용해 만든 2차전지용 스웰링 테이프를 살펴보고 있다.
LG그룹은 충청북도와 손잡고 문을 연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충북혁신센터)를 통해 창업 활성화와 유망 중소·벤처기업의 육성 및 성장 생태계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LG는 충북혁신센터를 통해 충북지역이 뷰티, 바이오, 에너지 등 특화된 산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허브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앞으로 충북을 ‘K-뷰티’ ‘K-바이오’ ‘제로에너지’의 메카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LG생활건강, LG생명과학, LG화학, LG하우시스 등 LG 계열사의 기술과 노하우를 활용하고 있다.

[한국경제 돌파구…창조경제혁신센터] 뷰티·바이오·에너지 기업 발굴…특허 개방·기술 '서포트 존' 설치
LG는 지난 2월 충북혁신센터를 개소한 뒤 충북지역의 뷰티, 바이오, 에너지 분야에 대한 기업을 전수조사해 유망 벤처·중소기업 20여개를 발굴했다. 이들 기업에 각 분야에 해당하는 LG 계열사를 연결해 전담 지원하도록 했다. 또 충북혁신센터에선 중소·벤처기업 발굴 및 육성을 위해 투자 및 융자 목적으로 총 15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구본무 LG 회장은 충북혁신센터에 많은 관심을 쏟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을 비롯한 LG 경영진 30여명은 올 4월 충북혁신센터를 방문해 창조경제 활성화 추진 현황과 향후 운영계획을 점검했다. 구 회장은 이 자리에서 “혁신은 혼자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상생협력을 통해 더 많은 혁신이 이뤄질 수 있다”며 “중소·벤처기업이 보다 실질적 도움을 받아 성장하고 성과도 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LG는 중소·벤처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특허도 개방하고 있다. LG가 보유한 특허 5만2000여건과 16개 정부 출연 연구기관 특허 1600여건 등 총 5만4000여건의 특허를 개방하고 통합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제조 기술력이나 설비는 있지만 특허 부담으로 신제품 개발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벤처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이 밖에 LG는 유망 중소·벤처기업의 제조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LG전자 생산기술원의 장비와 기술 노하우를 지원하기 위한 ‘생산기술 서포트존’도 충북혁신센터에 설치했다. 이곳에선 중소·벤처기업이 구입하기 어려운 수천만원에서 수억원대 가격의 장비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

충북혁신센터를 통해 성공 가도에 오른 벤처 기업 중 하나가 세일하이텍이다. 세일하이텍은 광학, 산업용 내외장 보호필름을 개발 및 생산하는 기업이다. 기술력은 있지만 신기술 개발 과정에서 3년간 매출이 정체돼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게 된 계기가 충북혁신센터였다고 박광민 세일하이텍 대표는 말했다. 이 회사는 충북혁신센터로부터 LG화학의 특허 실시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기존 제품보다 성능이 향상된 2차전지 적용소재인 ‘스웰링 테이프’를 생산하는 제조공정 특허를 신규 출원하게 됐다. 또 LG전자 생산기술원의 도움을 받아 생산 수율도 73%에서 90%까지 올렸다. LG 관계자는 “세일하이텍의 성공은 대기업이 개방한 기술 특허와 중소기업의 생산 기술이 결합한 상생 협력의 성과”라고 강조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