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크 루이즈'는 은인 같은 곡(曲)…자연서 영감 얻죠
캐나다 앨버타주 밴프국립공원의 루이즈호수는 에메랄드빛 물빛이 아름다운 로키산맥의 대표적 명소다. 한국에서는 뉴에이지 음악 거장인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유키 구라모토(사진)의 곡 ‘레이크 루이즈’로 더 유명하다. 1986년 발매한 첫 앨범 ‘레이크 미스티 블루’에 수록된 이 곡은 그의 대표곡으로 자리 잡았다. 그가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것도 이 곡 덕분이다.

다음달 10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레이크 루이즈’ 발매 30주년 내한공연을 하는 그는 이 곡에 대해 “사람으로 치면 은인 같은 곡”이라고 했다.

“상쾌함과 편안함, 피아노의 아름다운 멜로디가 잘 어우러진 곡이에요. (작곡 당시인) 1984년 음악가로서도, 개인적으로도 힘들었을 때 어떻게든 좋은 피아노곡을 쓰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가 기적적으로 만든 곡이죠.”

그는 루이즈호수를 세 번 다녀왔다. 하지만 ‘레이크 루이즈’는 호수를 보고 만든 곡은 아니다. 곡을 완성한 뒤 지인인 음악 프로듀서가 타이틀을 붙여 줬다. “세계의 아름다운 경관에 정통한 분이에요. 곡과 잘 어울리는 제목을 지었다고 생각합니다.”

국내에서는 1998년 ‘회상’을 처음 발매했다. 이듬해 5월 예술의전당에서 첫 콘서트를 연 뒤 매년 한국을 찾고 있다. 첫 콘서트부터 매진되고 한국에서 150만장이 넘는 음반을 파는 등 인기를 얻어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뉴에이지 음악가로 자리 잡았다.

“한국 팬은 제 음악을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음악 자체가 지닌 보편적 장점을 느끼고 이해해줬어요. 진심으로 고마운 일이죠. 다음달 10일 콘서트에서는 30년 동안 발표한 곡 가운데 엄선한 20여곡을 가장 적합한 악기 편성으로 선보일 거예요. 현악기의 부드러운 울림을 즐길 수 있을 겁니다.”

한국 아티스트와도 인연이 깊다. 지난해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은 유키 구라모토의 음악을 연주한 스페셜 앨범 ‘로맨티스트’를 발매했다. 유키 구라모토가 직접 비올라 음색에 어울리는 10곡을 골라 레코딩에도 참여했다. 작업 중인 다음 앨범에도 디토 오케스트라의 콘서트 마스터인 이석중 등 젊은 연주자들의 연주를 담았다. “새 앨범에는 ‘레이크 루이즈’ ‘로망스’ 등을 새롭게 편곡해 수록하고, ‘온리 러브’ 등의 신곡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연에서 영감을 얻는다는 그는 “여행은 마음의 영양분”이라며 “추억을 몸 속에 채워 넣으면서 창작 에너지를 비축한다”고 설명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