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극회, 25~30일 공연

장막극 ‘벚꽃동산’ 연습 장면.

고려대 연극부 졸업생 모임인 고려대극예술동우회가 러시아 문호 안톤 체호프의 희곡 ‘벚꽃동산’을 오는 25~3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한다. 올해 고려대 개교 11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이다.

고대극회는 1965년 개교 60주년에 서울 명동 국립극장에서 ‘리처드 3세’를 공연한 것을 시작으로 10년마다 개교 기념공연을 올렸다. 2005년 개교 100주년에는 남산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당나귀 그림자 소유권에 관한 재판’을 공연했다.

110주년 기념작으로는 ‘갈매기’ ‘세자매’ ‘바냐 아저씨’와 함께 체호프의 4대 장막극으로 꼽히는 ‘벚꽃 동산’을 골랐다. 체호프 작품 중 가장 완숙한 걸작으로 평가받는 이 작품은 아름다운 벚꽃동산이 있는 영지와 대저택을 빚으로 잃게 되는 한 귀족 가문의 이야기를 섬세하고 담담하게 그려냈다.

장두이 예수정 안병식 황건 임지현 박설헌 등 대학로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배우들이 주·조연을 맡고, 김성옥 손숙 성병숙 주진모 등 유명 연기자가 카메오(유명인이 자신의 위상과 이미지에 맞지 않게 단역으로 출연하는 것)로 출연하는 등 고려대 출신 연극배우들이 총출동한다. 김성옥·손숙 부부는 2005년 개교 기념공연 이후 10년 만에 한 공연에 출연한다. 역장 역을 함께 맡아 같은 배역을 번갈아 연기할 예정이다.

연출은 연극 ‘맨하탄 일번지’ ‘트루러브’ ‘맥베스’ ‘알세스티스’ 등에서 새로운 해석과 발상으로 호평을 얻은 극단 ‘적’의 이곤 상임연출가가 맡았다. 그는 “작품이 담고 있는 과거와 미래, 전통과 진보의 대립과 갈등은 지금 이 시대에도 유효한 주제”라며 “그동안 국내에서 많이 공연된 사실주의적인 드라마 형식에서 벗어나 좀 더 코믹하고 때로는 우스꽝스러운 소극(笑劇)적인 양식을 살린 공연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만~5만원.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