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각지 건설현장 다뤄봐 좋은 투자건은 주말에도 심의"
국내 주요 증권사의 부동산금융사업부 담당자들은 사석에서 메리츠종금증권을 이 분야 최강자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만큼 부동산사업의 수익성 판단이나 구조화 능력에서 남다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 중심에 김기형 메리츠종금증권 PF금융사업본부장(전무·사진)이 있다.
김 본부장은 1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부동산금융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문가를 양성하는 게 관건”이라며 “단기적으로 대박을 내는 사업을 좇기보다는 꾸준한 현금흐름을 낼 수 있는 사업 구조를 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메리츠증권의 강점으로 ‘서류만 보면 견적이 나오는’ 수준의 전문성을 꼽았다. 전국 각 지역에 있는 수많은 건설현장의 부동산금융을 다뤄봤기 때문에 투자제안서만 보면 어떤 구조로 하면 좋을지, 어느 정도의 위험성을 부담하면 되는지 파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상품개발 능력도 그가 내세우는 장점이다. 김 본부장은 “단순히 사업장에 자금만 공급하지 않고, 개발 단계부터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상품구조를 설계하고 필요할 경우 시공사 선정에도 참여한다”고 강조했다.
일단 투자건이 나오면 ‘속도전’이다. 그는 “다른 증권사들이 투자를 결정하는 데 정기적으로 심의를 2주에 한 번꼴로 하지만 메리츠증권은 1주일에 두 번꼴로 한다”며 “필요하다 싶으면 주말에 모여 투자 심의를 하는 때도 많다”고 전했다.
김 본부장은 1991년 삼성생명 에 입사한 뒤 24년간 부동산 PF란 한우물을 팠다. 그가 이끄는 PF본부는 메리츠종금증권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내는 부서가 됐다. 4개 팀, 26명의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PF본부는 지난해 555억원의 영업수익을 냈다. 회사 내 22개 본부 중 가장 많은 액수다. PF본부는 올 상반기에도 426억원의 영업수익을 올렸다. 그는 “연말까지 800억원 이상의 영업수익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동혁/고경봉 기자 otto8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