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과학기술정보서비스 전문성 강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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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정보 아닌 지식이 세상을 좌우
R&D 정보서비스 경쟁력 강화해야
최승희 < 국가연구개발정보관리위원회 민간위원 >
R&D 정보서비스 경쟁력 강화해야
최승희 < 국가연구개발정보관리위원회 민간위원 >
![[기고] 과학기술정보서비스 전문성 강화를](https://img.hankyung.com/photo/201508/AA.10409952.1.jpg)
단순히 아는 것이 힘인 시대는 지나갔다. 문화심리학자 김정운 씨는 ‘에디톨로지’란 책을 통해 “정보의 홍수 속에서 양질의 정보를 선별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지식을 생산해낼 줄 알아야 한다”며 ‘지식 편집’을 강조한다. 하지만 정보를 선별하고 편집하는 과정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투입되기 때문에 개인이나 소규모 집단이 직접 하기 어렵다. 결국 신뢰할 수 있는 ‘대리인’의 손을 빌릴 수밖에 없다.
이는 연구개발(R&D) 과정에서도 마찬가지다. R&D 단계별 정보를 수집하고 활용하는 일에 전체 연구시간의 절반가량이 소요된다. 정보를 수집·분석·활용하는 일 자체가 전문성 없이 이뤄지기는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선진국은 별도의 전문 정보연구기관을 중심으로 지식정보서비스를 제공, R&D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국내에도 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NTIS)가 있다. 2008년 구축된 NTIS는 세계 최초의 ‘국가 R&D 정보 지식 포털’이다. R&D 사업 및 과제 정보뿐만 아니라 인력, 연구시설장비, 성과 등 국가 R&D사업에 대한 모든 정보를 서비스하고 있다. 20만명의 회원이 이용하고 있다. 국가과학기술정보센터 NDSL, 미래기술정보포털 미리안 같은 전문 과학기술정보서비스와도 연계해 연구자들의 정보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NTIS를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가 들린다. 정부가 지난 5월 ‘R&D 혁신방안’을 발표하면서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과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을 통합해 ‘과학기술정책원’(가칭)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과학기술 정책과 전략 수립을 지원할 기관의 설립은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국가 R&D사업의 지식·정보 수집·분석 기능’을 정책원으로 이관한다는 소식에는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다. 공든 탑을 허무는 것은 한순간이지만 다시 쌓아올리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든다.
최승희 < 국가연구개발정보관리위원회 민간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