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이상 장기 실업자 15년 만에 최대인 12만명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6개월 이상 실업 상태인 장기 구직자가 늘고 있다.

23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 7월 고용동향 조사에서 구직 기간이 6개월 이상인 실업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52.0%(4만1000명) 늘어난 12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실업자(99만8000명)의 12.1%에 달한다. 실업자 100명 중 12명은 6개월 넘게 구직활동을 했는데도 일자리를 얻지 못했다는 얘기다.

2005년 10월(12만3000명) 이후 10년 만에 가장 많은 숫자다. 고용통계의 계절성을 고려해 매년 7월 수치만 놓고 비교해 보면 외환위기로 고용대란을 겪은 후인 2000년 7월(13만8000명) 이후 15년 만의 최대치다. 7월 장기 실업자 수는 2011년 4만9000명에서 2012년 6만명, 2013년 7만7000명, 2014년 8만명으로 불어났다. 올 들어서도 4월 7만4000명, 5월 9만9000명, 6월 10만7000명으로 증가세다. 경기 부진이 길어지면서 좋은 일자리가 그만큼 생겨나지 않은 탓이다.

지난달 경제활동 참가율은 63.4%로 1999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업 기간이 길어지면 구직을 포기하거나 비경제활동인구로 주저앉는 사례가 많다. 7월 구직단념자는 48만7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7.4% 늘었다. 전체 실업자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음에 따라 실업급여 규모도 증가했다.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실업급여 지급액은 1조943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7842억원)보다 8.9%(1588억원) 늘었다.

장기 실업자는 생계 유지가 곤란한 경우가 많아 가족 해체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등 주요국에서는 장기 실업지표를 실업률과 함께 경기 판단에 주요한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