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금주의 대청소 - 조정권(1949~)
그동안 하늘을 가리고 산 것 같아
창문을 가리고 있던
책을 내리고,
책장마저 없애니.
비로소 방안에 환히 나타나는 하늘.
내가 그동안 막아놓은
불암산이 들어온다.
아, 이 공기
이 바람.
나를 가로막고 있던 건 나.
침대도 치우고
하늘 들여놓고
가을 풀 틈에 끼어 한뎃잠을 잔다.


시짐 《시냇달》(서정시학) 中

화창한 휴일 아침. 더위와 습기 때문에 닫아두었던 창문을 활짝 열고 가을맞이 청소를 했습니다. 올여름 유난히 덥고 힘들었다는 이유로 주변에 짜증을 내며 스스로를 가두고 있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봅니다. 상쾌한 가을바람을 떠올리며 웃음으로 한 주를 시작하자 다짐하는 기분 좋은 아침입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