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균 대표 "72만원으로 시작해 연매출 70억…선(線) 한줄에도 디자인전략 담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미래를 여는 창조 아이콘 MICE산업
박창균 나라디자인 대표 인터뷰
기둥·간판에 LED 적용한 디자인부스로 업계 눈길
작년엔 친환경 우드윌 개발
10년간 35억 시스템개발 투자…특허 5건·디자인등록 29건
박창균 나라디자인 대표 인터뷰
기둥·간판에 LED 적용한 디자인부스로 업계 눈길
작년엔 친환경 우드윌 개발
10년간 35억 시스템개발 투자…특허 5건·디자인등록 29건
“디자인은 제품이나 서비스에 가치를 더하는 작업입니다. 한 번 쓰고 버리거나 잊혀지지 않고 10년, 20년 이어질 수 있는 가치 있는 디자인 부스를 만들겠다는 신념 하나로 달려왔어요. 지금도 직원들에게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무심코 긋는 선 하나에도 의미와 전략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박창균 나라디자인 대표(49)는 2004년 창업전선에 나서 12년 만에 직원 30명에 연매출 70억원의 전시장치 기업을 일궈낸 비결을 이렇게 설명했다.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한 박 대표가 창업의 길로 들어선 것은 2004년 가을. “막상 회사는 나왔는데 준비해놓은 건 하나도 없었죠. 통장에 있던 72만원이 창업자금의 전부였어요. 평소 알고 지내던 업계 선배와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사무실 한쪽에 책상 하나를 빌려 사업을 시작했죠.”
박 대표는 “하루하루가 고난의 연속이었던 시절”이라고 당시를 회고했다. 주위에서 소개해주는 일을 받아 근근이 버텼지만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우울증을 앓기도 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마음먹은 대로 일이 안 풀리고 심신은 지칠 대로 지쳐 그냥 포기할까도 생각했죠. 그러던 어느 날 ‘어차피 72만원으로 시작했으니 망해도 딱 그만큼 망하는 거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지금 할 수 있는 건 다해보자는 오기로 버텼죠.”
자재와 시스템 개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도 그때부터였다. 알루미늄으로 만든 옥타늄 부스가 일반적이던 당시 그는 부스 기둥과 간판에 디자인을 입히고 기존 자재를 활용한 응용 디자인 부스를 선보였다. 자재와 시스템을 직접 갖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수익을 확보하기 위한 박 대표만의 전략이었다.
“지금은 흔한 디자인이지만 당시엔 반응이 뜨거웠어요. 하나에 20만~30만원 받던 기본 부스 시스템에 아이디어와 디자인을 더하니 부스 하나에 250만원까지 받았죠. 이때부터 자재나 시스템을 개발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겠다고 확신하게 됐죠.”
이런 확신은 곧바로 시스템 개발로 이어졌다. 2009년 조금씩 구매해 부스 디자인에 활용하던 블록부스 자재를 만드는 공장을 통째로 인수해 업그레이드했다. LED(발광다이오드) 조명을 부스 기둥과 간판에 적용한 LED 부스 브랜드를 선보였다. 지난해엔 6개월의 연구개발 끝에 친환경 우드월 부스 시스템 개발에 성공해 다시 한 번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 10년간 연구개발에 투자한 비용만 35여억원. 덕분에 나라디자인은 업계에선 보기 드물게 특허 5건, 실용실안 3건, 디자인등록 29건을 보유한 벤처기업 타이틀도 갖게 됐다. “연간 3억~4억원을 자재와 시스템 개발에 투자했지만 한번도 아깝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어요. 이런 투자와 노력이 없었다면 나라디자인이 지금과 같은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을 겁니다.”
지난해 2월 박 대표는 한국전시디자인설치협회 회장에 선출돼 업계의 현안 해결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연간 570여개 전시회가 열릴 정도로 산업은 커졌는데 아직 장치와 서비스 분야에 대한 인식은 부족한 게 현실이죠. 정부 예산만 보더라도 장치·서비스 분야에 대한 예산은 올해 처음으로 실시한 친환경 부스 자재 개발지원금 1억원을 포함해 1억5000만원 내외에 불과한 상황이에요.”
바퀴 없는 자동차가 굴러갈 수 없듯이 전시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라도 균형성장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전시장치 분야를 건설업에 포함시킨 잘못된 업종분류 문제도 풀어야 할 숙제로 꼽았다. 현행법상 전시장치 기업은 건설면허 취득을 위해 자본금 2억원, 공제조합 가입보증금 6000만원 외에 건설기술자를 보유해야 한다.
박 대표는 “면허 유지를 위한 시공능력 평가에서 전시장치 시공 실적은 인정되지 않는 것도 문제”라며 “부족한 실적은 기업가치를 떨어뜨리고 이로 인해 각종 중소기업 육성기금이나 경영자금 융자를 받는 데도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잘못된 업종분류로 인한 업계의 피해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일본은 50년 전부터 전시장치를 독자적인 디스플레이산업으로 분류해 전략적으로 육성해 연 30조원의 거대 산업으로 성장시켰습니다. 연 매출 1조원이 넘는 글로벌 기업도 여럿이죠. 국내에서도 정보기술(IT)을 부스 시스템에 적용하는 등의 시도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해외시장 진출에 적극 나선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이선우 기자 seonwoo_lee@hankyung.com
박창균 나라디자인 대표(49)는 2004년 창업전선에 나서 12년 만에 직원 30명에 연매출 70억원의 전시장치 기업을 일궈낸 비결을 이렇게 설명했다.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한 박 대표가 창업의 길로 들어선 것은 2004년 가을. “막상 회사는 나왔는데 준비해놓은 건 하나도 없었죠. 통장에 있던 72만원이 창업자금의 전부였어요. 평소 알고 지내던 업계 선배와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사무실 한쪽에 책상 하나를 빌려 사업을 시작했죠.”
박 대표는 “하루하루가 고난의 연속이었던 시절”이라고 당시를 회고했다. 주위에서 소개해주는 일을 받아 근근이 버텼지만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우울증을 앓기도 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마음먹은 대로 일이 안 풀리고 심신은 지칠 대로 지쳐 그냥 포기할까도 생각했죠. 그러던 어느 날 ‘어차피 72만원으로 시작했으니 망해도 딱 그만큼 망하는 거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지금 할 수 있는 건 다해보자는 오기로 버텼죠.”
자재와 시스템 개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도 그때부터였다. 알루미늄으로 만든 옥타늄 부스가 일반적이던 당시 그는 부스 기둥과 간판에 디자인을 입히고 기존 자재를 활용한 응용 디자인 부스를 선보였다. 자재와 시스템을 직접 갖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수익을 확보하기 위한 박 대표만의 전략이었다.
“지금은 흔한 디자인이지만 당시엔 반응이 뜨거웠어요. 하나에 20만~30만원 받던 기본 부스 시스템에 아이디어와 디자인을 더하니 부스 하나에 250만원까지 받았죠. 이때부터 자재나 시스템을 개발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겠다고 확신하게 됐죠.”
이런 확신은 곧바로 시스템 개발로 이어졌다. 2009년 조금씩 구매해 부스 디자인에 활용하던 블록부스 자재를 만드는 공장을 통째로 인수해 업그레이드했다. LED(발광다이오드) 조명을 부스 기둥과 간판에 적용한 LED 부스 브랜드를 선보였다. 지난해엔 6개월의 연구개발 끝에 친환경 우드월 부스 시스템 개발에 성공해 다시 한 번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 10년간 연구개발에 투자한 비용만 35여억원. 덕분에 나라디자인은 업계에선 보기 드물게 특허 5건, 실용실안 3건, 디자인등록 29건을 보유한 벤처기업 타이틀도 갖게 됐다. “연간 3억~4억원을 자재와 시스템 개발에 투자했지만 한번도 아깝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어요. 이런 투자와 노력이 없었다면 나라디자인이 지금과 같은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을 겁니다.”
지난해 2월 박 대표는 한국전시디자인설치협회 회장에 선출돼 업계의 현안 해결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연간 570여개 전시회가 열릴 정도로 산업은 커졌는데 아직 장치와 서비스 분야에 대한 인식은 부족한 게 현실이죠. 정부 예산만 보더라도 장치·서비스 분야에 대한 예산은 올해 처음으로 실시한 친환경 부스 자재 개발지원금 1억원을 포함해 1억5000만원 내외에 불과한 상황이에요.”
바퀴 없는 자동차가 굴러갈 수 없듯이 전시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라도 균형성장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전시장치 분야를 건설업에 포함시킨 잘못된 업종분류 문제도 풀어야 할 숙제로 꼽았다. 현행법상 전시장치 기업은 건설면허 취득을 위해 자본금 2억원, 공제조합 가입보증금 6000만원 외에 건설기술자를 보유해야 한다.
박 대표는 “면허 유지를 위한 시공능력 평가에서 전시장치 시공 실적은 인정되지 않는 것도 문제”라며 “부족한 실적은 기업가치를 떨어뜨리고 이로 인해 각종 중소기업 육성기금이나 경영자금 융자를 받는 데도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잘못된 업종분류로 인한 업계의 피해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일본은 50년 전부터 전시장치를 독자적인 디스플레이산업으로 분류해 전략적으로 육성해 연 30조원의 거대 산업으로 성장시켰습니다. 연 매출 1조원이 넘는 글로벌 기업도 여럿이죠. 국내에서도 정보기술(IT)을 부스 시스템에 적용하는 등의 시도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해외시장 진출에 적극 나선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이선우 기자 seonwoo_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