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위의 대형마트인 홈플러스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24일 시행되는 가운데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홈플러스는 이마트·롯데마트와 3강 체제를 유지해온 대형마트로서 매도가격만도 수조 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어디로 넘어가느냐에 따라 유통시장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국내외 업계가 진행 과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로선 홈플러스에 대한 실사를 통해 가치를 판단한 매입 후보기업들과 소유주인 영국 테스코사 및 매각 주관사인 HSBC증권 간 희망 가격 차이가 큰 것으로 알려져 최종 후보가 정해지기까지 진통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유통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애초 본입찰 적격후보(쇼트 리스트)로 국내외 사모펀드 5곳이 올랐으나, 지금은 3개 컨소시엄으로 압축됐다.

예비입찰을 통과했던 사모펀드 운용사인 MBK파트너스는 국민연금관리공단과 제휴했으며, 국민연금은 재무적 투자자(FI)로서 최대 1조원의 투자를 약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지역 투자 전문회사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는 미국 대형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손잡았다.

칼라일그룹은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싱가포르투자청(GIC)을 재무적 투자자로 선택해 짝을 이뤘다.

사모펀드를 중심으로 정리하면 MBK파트너스와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칼라일그룹 3파전으로 압축됐는데 이들 3곳이 희망가격으로 얼마를 써낼 지가 관건이다.

이미 본입찰 적격후보 선정 당시 6조7000억원이 커트라인으로 작용했다는 설(說)이 파다한 가운데 테스코와 HSBC증권은 8조원 이상을 희망한다는 이야기가 나돈다.

그러나 실사 결과, 대형마트 수가 140개인 홈플러스가 '세일 앤 리스백(Sale & Lease-back·매각후 재임대)'으로 노른자위 부동산을 매각해 자산가치가 크게 떨어졌고 영업상황이 좋지 않아 가치평가도 절하돼 4조원대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있다.

홈플러스는 실제 2012년과 2013년 서울 영등포점과 수원 영통점 등 8곳을 1조2000억원에 팔았다.

유통업계에선 테스크의 선택 여하에 따라 홈플러스 매각을 위한 3가지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우선 영국 테스코사 측은 이날 최종 인수가격이 포함된 제안서를 검토하고서 우선협상자 지정을 포함한 최종 인수자 선정작업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서 다른 2곳과 비교할 때 '압도적인' 가격을 써낸 곳이 있다면 우선협상대상자를 지정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고 3곳 모두 비슷한 가격을 써냈다면 본입찰 이후에도 다시 경쟁을 붙이는 경매 호가 입찰(프로그레시브 딜) 과정을 선택할 수 있다.

이 가운데 후자는 프로그레시브 딜을 거쳐 다시 우선협상대상자를 정하겠다는 의지로 보면 된다.

그러나 테스코가 이번 본입찰을 통해 매도희망 가격을 도저히 맞출 수 없다고 판단하면 '쪼개 팔기'를 할 가능성도 있다.

점포별로, 분야별로 나눠 이마트와 롯데마트, 농협, 현대백화점 등에 분할 매각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분할 매각은 그 과정 자체에 많은 시간과 돈이 소요되지만 경우에 따라선 일괄 매각보다 유리할 수도 있다.

유통업계에선 본입찰이 이뤄지고 나면 테스코 측이 이른 시일 내에 결론을 내고 매각작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어떤 형식으로든 매각작업이 본격화하면 예비입찰에 나섰다가 떨어진 오리온은 물론 여타 국내 사업자들도 전략적 투자자 형태로 홈플러스 매각에 참여하는 등 유통업체들의 합종연횡이 전망된다.

본입찰 실시로 사모펀드 중심의 홈플러스 매각작업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홈플러스 노조의 반발이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홈플러스 노조는 지분 100%를 가진 테스코가 홈플러스를 매각할 수는 있지만 투기자본은 안 된다며 집단행동을 예고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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