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외국인 투자자는 한국 유가증권시장에서 7230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는 올 들어 가장 많은 규모고, 2013년 6월21일 8009억원 이후 최대치다.

원·달러 환율이 이날 장중 1200원을 넘어서는 등 환차손에 대한 우려가 외국인의 한국 증시 이탈을 가속화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4.00원(0.33%) 오른 1199.00원을 기록했다. 한때 120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200원대를 돌파한 건 2011년 10월4일 1208.2원 이후 4년여 만이다.

외국인은 원·달러 상승기인 지난 5일부터 이날까지 13거래일 연속 '팔자'에 나섰다. 이 기간 매도 규모는 2조5000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금융위기 이후 2009년 4월부터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 주식을 총 75조원 매수했는데, 이 기간 달러 환산 외국인 누적 수익률이 지난주 0%에 도달했다"며 "이날 코스피지수가 급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더 상승하면서 외국인 누적 수익률은 손실 구간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를 환차손에 의한 한국 주식 손절매라고 얘기하기는 힘들다는 판단이다.

이 연구원은 "외국 순매도 7200억원 중 비차익 거래를 통해 5000억원 이상이 나왔다"며 "이는 신흥국 상장지수펀드(ETF) 환매에서 나온 기계적인 매도로 추정된다"고 했다.

신흥국 시가총액 1위인 중국의 우려에서 나온 신흥국 ETF의 환매를, 환율로 인한 외국인의 한국 주식 손절매로 대입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신흥국 자금 이탈로 원·달러 환율이 추세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은 낫지만, 환율 수준으로 외국인의 이탈 가능성을 점치기는 어렵다"며 "추세 변화를 위해서는 중국의 정책 대응과 남북관계 우려 해소가 선행돼야 한다"고 예상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