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중국 리스크'] 한국 주식 담은 미국 ETF서 4일간 2300억원 유출 '사상 최대'
입력2015.08.24 17:46
수정2015.08.25 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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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시 투자 외국인도 하룻동안 7230억원 팔아
한국 주식을 담고 있는 미국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지난주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을 앞둔 상황에서 북한의 도발, 중국 증시 급락 등의 악재가 겹친 탓이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아이셰어 MSCI 한국 ETF(EWY)’에서 지난 18~21일 나흘 동안 1억9540만달러(약 2300억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4거래일 유출액으론 2000년 출시 이후 최대치다. EWY 주가가 지난주 4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EWY는 21일 46.59달러에 마감해 연초보다 15.83% 떨어졌다.
EWY의 주가와 자금유출입액은 외국인의 투자심리를 보여주는 가늠자로 통한다. 자산 규모가 31억달러(약 3조7000억원)로 한국 주식을 담은 해외 상품 중 가장 덩치가 크기 때문이다. 펀드 내에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국내 간판 기업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점도 EWY를 주목하는 이유 중 하나다. 김남기 삼성자산운용 ETF운용팀장은 “미국의 금리인상을 앞두고 한국물을 포함한 신흥국 ETF에서 자금이 함께 빠지고 있다”며 “다음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상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는 자금 유출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외국인 매도 주문의 진원지는 EWY뿐이 아니다. 이날 한국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7238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하루 순매도액 기준으로 2013년 6월21일(8009억원 순매도) 이후 최대 규모다. 이달 들어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도한 금액을 다 합하면 2조6000억원에 이른다. 그동안 긴 호흡으로 한국에 투자해왔던 ‘롱펀드’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매물을 쏟아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외국인 투기세력에 의한 저가 매수세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200지수 선물 1만8037계약을 순매수했다. 코스피지수가 저점 부근이라고 판단한 일부 외국인이 기술적 반등을 노리고 선물을 싼값에 사들였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공원배 현대증권 책임연구원은 “단기 반등을 노린 투기적 외국인 자금은 유입되고 있지만 EWY같이 덩치가 큰 자금은 연말 배당 수요가 몰릴 때까지 돌아오기 힘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국 증시가 위기라고 한다. 등을 돌린 개인투자자가 돌아오지 않고 있어서다. 코스피지수는 작년 하반기에만 15% 가까이 빠졌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불공정 거래 논란, 계속되는 분할상장, 잊을 만하면 나오는 유상증자, 넘쳐나는 ‘좀비기업’에 지쳤다는 하소연도 외면하기 어렵다.시장의 관리자이자 감시자인 한국거래소 역할이 막중한 이유다. 정통 경제관료 출신으로 오는 15일 취임 1년을 맞는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만나 증시 운영 계획을 들었다. 그는 “과거에 기업들은 우리 증시에 상장돼 있다는 걸 명예롭게 생각했다”며 “시장 관리와 감독을 대폭 강화해 명예를 되찾아주는 게 내 임무”라고 강조했다.▷작년엔 국내 증시가 역대급 어려움을 겪었던 것 같습니다. 가장 큰 이유가 뭘까요.“분명한 건 미래 현금 흐름의 현재 가치가 주가란 점입니다. 기업이 얼마나 벌어들일지에 대한 예상이 중요하다는 거죠. 사람들은 10~20년 후 삼성전자 수익성이 유지될지, 우리 배터리 기업이 중국과 경쟁할 수 있을지 자신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산업 경쟁력 약화가 근본 배경인 점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인정받은 게 ‘가장 빠른 추격자’(fastest follower) 전략이었는데 요즘엔 그렇지 않죠. 인공지능(AI) 같은 분야에서 성과가 제대로 안 나오는 걸 보세요. 이대로면 일본처럼 30년 이상 침체를 겪지 않으리란 법이 없습니다.”▷일본 기업들 경쟁력이 약해졌다는 평가가 많지만 닛케이지수만 보면 꽤 오르지 않았나요.“지난 10년 정도만 놓고 보면 그렇지만 길게 보면 다릅니다. 1990년 초 3만8000을 넘은 닛케이지수는 2000년대 8000까지 떨어졌다가 작년
순자산 180조원의 상장지수펀드(ETF)업계에서 수수료 인하 경쟁에 다시 불이 붙고 있다. ETF업계 ‘투톱’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선두 다툼 과정에서 총보수는 소수점 넷째 자리까지 내려갔다.비용을 줄일 수 있으니 투자자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전문가들은 자산운용사가 내세우는 ETF 총보수뿐만 아니라 숨은 비용까지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숨은 비용을 포함하면 수수료율이 뒤바뀌는 경우가 있는 데다 장기투자 시 적은 비용 차이가 큰 수익률 차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저수수료 경쟁 반가운 투자자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7일 미국 대표지수형 ETF인 ‘KODEX 미국S&P500’과 ‘KODEX 미국나스닥100’의 총보수를 연 0.0099%에서 연 0.0062%로 내렸다. 6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TIGER 미국S&P500’과 ‘TIGER 미국나스닥100’의 총보수를 기존 대비 10분의 1 수준인 연 0.0068%로 낮추자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ETF 시장 점유율 1, 2위인 삼성자산운용(점유율 38.1%)과 미래에셋자산운용(35.6%)의 수수료 싸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 3월에도 월배당형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ETF인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의 연간 총보수를 0.29%에서 0.08%로 내렸다. 삼성자산운용이 구조가 비슷한 상품인 ‘KODEX 한국부동산리츠인프라’를 총보수 연 0.09%에 내놓으면서다. 2023년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2차전지 레버리지 ETF의 총보수를 삼성자산운용보다 낮은 수준으로 조정했다.대형 자산운용사가 ‘업계 최저 수수료’ 타이틀을 내걸며 엎치락뒤치락하는 것은 ETF 시장에서 치열한 점유율 선
조각투자 업종이 제도권 편입으로 다시 투자자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조각투자는 미술품 등 비싼 자산을 소액으로 살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하지만 거래량 부족 등 여러 요소를 살피지 않았다가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한다.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6월부터 제도권으로 들어오는 대표적 조각투자 플랫폼은 뮤직카우(음악)와 카사·루센트블록·펀블(부동산) 등이다. 이미 법제화를 완료한 미술품, 한우 등에서 생태계가 한층 넓어진다. 이들 업종은 도산절연이 필요한 자산(비금전신탁 수익증권)으로 특별 취급돼 샌드박스(규제 유예)에 기대 왔다. 하지만 지난 3일 금융위원회가 관련법 개정에 나서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선택지가 주어지게 됐다.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노리는 투자자에겐 음악 조각 플랫폼이 적합하다는 분석이다. 뮤직카우를 예로 들면, 투자자는 별도 앱을 이용해 원하는 노래를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다. 해당 노래는 공연과 방송 등을 통해 계속 저작권 수익을 만들어내고, 투자자는 보유 지분만큼 이를 나눠 받는다. 6일 기준 거래가 가장 활발한 노래인 아이유의 ‘라일락’, 윤하의 ‘비가 내리는 날에는’ 등은 저작권료의 연간 수익률이 7~7.3%로 웬만한 고배당주 못지않다.부동산 조각 투자는 투자자 관점에서 리츠와 크게 다르지 않다. 각자의 플랫폼에서 공모자금을 모으고, 건물을 사서 지분을 나눠주는 게 기본 구조다. 임대수익은 연 3~5% 배당금처럼 지급된다. 편입 자산의 몸집이 가벼워 비교적 빨리 매각차익을 남기기도 한다. 카사는 2021년 9월 역삼한국기술센터(공모가 약 85억원) 건물의 투자자를 모아 2022년 4월 매각까지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