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란한 원색을 과감하게 사용한 이 그림 역시 색채의 향연장을 방불케 한다. 아침 햇살에 물든 산수유와 맨드라미, 진달래, 들국화, 나팔꽃 등이 활짝 웃고 있다. 꽃무더기 속에선 나비와 벌, 새들이 소곤소곤 대화를 즐긴다. 폭포수가 흘러내리는 웅장한 기세는 설악산의 야생적인 힘을 더욱 가열차게 한다. 거친 붓놀림이 원초적인 듯하면서도 조화와 균형을 유지하는 그림은 시공을 초월한 동화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