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 4000억엔 '실탄 장전'…로봇·바이오기업 사냥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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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으로 카메라 생산 자동화…유전자 분석장비 개발도
미래 먹거리 찾기 본격화…신사업 발판 매출 5조엔 목표
미래 먹거리 찾기 본격화…신사업 발판 매출 5조엔 목표
일본 카메라업체 캐논이 로봇과 생명과학 분야에 최대 4000억엔(약 3조8000억원)을 투자한다. 포화상태에 이른 카메라시장에서 더 이상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에 빠르게 사업을 키울 수 있는 인수합병(M&A)을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캐논은 2020년까지 최대 4000억엔을 M&A에 쏟아붓는 ‘통 큰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기존 주력 사업인 카메라와 사무기기 외에 또 다른 성장축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캐논이 집중적으로 M&A를 추진하는 분야는 로봇과 생명과학이다. 이미 인수 대상 기업을 추려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사업 확대를 위한 M&A는 미타라이 후지오 캐논 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미타라이 회장은 “신사업으로 고성장을 계속하겠다”며 “올 상반기 말 현재 현금과 현금등가물이 6200억엔에 이르는 데다 당장 3000억~4000억엔을 M&A에 투입할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1937년 설립된 캐논은 1960년대 세계 카메라시장 선두 기업으로 부상했다. 필름 카메라에서 디지털 카메라로 전환되던 2000년대 초반에는 경쟁업체 코닥과 올림푸스가 주춤하는 사이 빠르게 시장을 파고들었다. 카메라뿐 아니라 프린터 등 사무기기까지 사업을 확대해 고속 성장했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상황은 달라졌다. 세계 디지털 카메라 출하 대수는 가파르게 줄었다. 캐논 매출도 2007년 4조4800억엔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뒤 쪼그라들어 줄곧 3조엔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일단 캐논은 로봇 개발을 통해 카메라 생산 시설부터 완전 자동화할 방침이다. 기술자를 자동라인으로 대체하면 조립 비용을 절반 이하로 낮출 수 있다. 이를 통해 현재 40%대인 일본 내 생산 비중을 3년 후에는 60%까지 올릴 계획이다. 일본에서는 저출산 고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숙련된 기술자를 구하기 어려워진 제조 환경 변화에 맞춰 로봇을 활용해 안정적인 제조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게 캐논의 판단이다. 생산라인에서 로봇에 밀려난 기술자는 연구개발에 투입할 수 있다.
미타라이 회장은 이와 관련, “일본에서 검증을 마친 로봇은 해외에도 판매할 방침”이라며 “로봇 분야 외에 생명과학 분야에서는 유전자 분석장비를 개발하고 관련 시약과 소모품도 함께 판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신사업을 통해 캐논은 매출 5조엔, 영업이익률 20%를 달성할 방침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캐논의 시도와 목표가 고령화에 따른 기술자 부족과 해외 인건비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 제조업체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일본 기업의 해외 M&A 실적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올 들어 지난 20일까지 일본 기업이 해외 기업을 사들인 총액은 7조1685억엔으로 집계됐다.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였던 2012년의 7조1375억엔을 넘어섰다. 일본 상장사의 보유 현금이 사상 최대에 이르면서 내수형 기업이 해외에서 성장동력을 찾고 있어서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캐논은 2020년까지 최대 4000억엔을 M&A에 쏟아붓는 ‘통 큰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기존 주력 사업인 카메라와 사무기기 외에 또 다른 성장축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캐논이 집중적으로 M&A를 추진하는 분야는 로봇과 생명과학이다. 이미 인수 대상 기업을 추려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사업 확대를 위한 M&A는 미타라이 후지오 캐논 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미타라이 회장은 “신사업으로 고성장을 계속하겠다”며 “올 상반기 말 현재 현금과 현금등가물이 6200억엔에 이르는 데다 당장 3000억~4000억엔을 M&A에 투입할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1937년 설립된 캐논은 1960년대 세계 카메라시장 선두 기업으로 부상했다. 필름 카메라에서 디지털 카메라로 전환되던 2000년대 초반에는 경쟁업체 코닥과 올림푸스가 주춤하는 사이 빠르게 시장을 파고들었다. 카메라뿐 아니라 프린터 등 사무기기까지 사업을 확대해 고속 성장했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상황은 달라졌다. 세계 디지털 카메라 출하 대수는 가파르게 줄었다. 캐논 매출도 2007년 4조4800억엔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뒤 쪼그라들어 줄곧 3조엔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일단 캐논은 로봇 개발을 통해 카메라 생산 시설부터 완전 자동화할 방침이다. 기술자를 자동라인으로 대체하면 조립 비용을 절반 이하로 낮출 수 있다. 이를 통해 현재 40%대인 일본 내 생산 비중을 3년 후에는 60%까지 올릴 계획이다. 일본에서는 저출산 고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숙련된 기술자를 구하기 어려워진 제조 환경 변화에 맞춰 로봇을 활용해 안정적인 제조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게 캐논의 판단이다. 생산라인에서 로봇에 밀려난 기술자는 연구개발에 투입할 수 있다.
미타라이 회장은 이와 관련, “일본에서 검증을 마친 로봇은 해외에도 판매할 방침”이라며 “로봇 분야 외에 생명과학 분야에서는 유전자 분석장비를 개발하고 관련 시약과 소모품도 함께 판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신사업을 통해 캐논은 매출 5조엔, 영업이익률 20%를 달성할 방침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캐논의 시도와 목표가 고령화에 따른 기술자 부족과 해외 인건비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 제조업체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일본 기업의 해외 M&A 실적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올 들어 지난 20일까지 일본 기업이 해외 기업을 사들인 총액은 7조1685억엔으로 집계됐다.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였던 2012년의 7조1375억엔을 넘어섰다. 일본 상장사의 보유 현금이 사상 최대에 이르면서 내수형 기업이 해외에서 성장동력을 찾고 있어서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