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스 "미국 조기 금리인상은 위험"
미국 재무장관을 지낸 로렌스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사진)가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이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24일자에 ‘미국 중앙은행(Fed)이 위험한 실수를 저지를 것 같다’는 제목의 서머스 교수 기고문을 실었다. 이르면 다음달 Fed가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서머스 교수가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낸 것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서머스는 조기 금리 인상은 Fed가 추구하는 세 가지 목표인 물가 안정과 완전고용, 금융시장 안정에 모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장 큰 위험은 물가상승률 목표 2% 달성이 요원하다는 점이라면서 시장의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앞으로 10년간 이 수준을 계속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서머스는 중국을 비롯한 주요 신흥국의 통화가치가 더 떨어지면 미국 물가는 더 가라앉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금리 인상이 고용 개선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봤다. 기업 입장에선 투자보다 보유 현금을 금융시장에서 굴리는 것이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으로 달러 가치가 오르면 미국의 수출 경쟁력이 위축되는 것도 고용시장에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서머스는 Fed가 금리를 올릴 시기도 놓쳤다고 지적했다. 6~9개월 전에 금리를 올렸으면 경제성장이 금리 인상으로 초래되는 금융시장 불안 등 부정적 측면을 상쇄했겠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 경기 하강과 미국 증시 조정, 유동성 불안 우려 확산 등의 상황에서 금리를 인상하면 금융시장이 또다시 흔들리면서 예기치 않은 위험 국면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