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민 낙우산업 대표(뒷줄 왼쪽 두 번째)가 작업에 들어가기 직전 직원들과 품질개선을 위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중소기업진흥공단 제공
이용민 낙우산업 대표(뒷줄 왼쪽 두 번째)가 작업에 들어가기 직전 직원들과 품질개선을 위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중소기업진흥공단 제공
2002년 장인이 창업한 낙우산업을 물려받은 이용민 대표는 회사 경영에 대한 고민이 컸다. 성장세가 눈에 띄게 둔화됐기 때문이다. 1967년 경남 산청군에서 설립된 낙우산업은 도자기 원료인 고령토를 채굴하고 정제했다. 값싼 중국산 식기들이 밀려들어오면서 성장을 위한 ‘새로운 카드’가 필요했다.

이 대표는 먼저 세라믹 분야에 눈을 돌렸다.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내열 플레이트’에 관심을 기울인 것. 고령토를 활용할 수 있었고, 산업의 성장성도 높다고 봤다. 2년에 걸쳐 연구개발(R&D)비 1억3000만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개발과정도 힘들지만 제품 주기가 3년밖에 안 됐다. 경쟁 업체도 많았다. 이 대표는 “지속적인 생산설비 투자가 이어져야 했는데,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버거운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승부수로 기계부품 사업에 뛰어들기로 했다. 매출의 30% 이상을 R&D에 쏟아부었을 정도로 절박했다. 자금이 부족했다. 2011년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사업전환 지원자금 10억원을 받았다. 생산설비 구축과 R&D에 활용했다. 포클레인 무한궤도에 들어가는 부품인 ‘링크’ 양산에 성공했다.

미래에 대한 투자에도 과감히 나섰다. 항공산업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봤다. 2013년 추가로 2억원을 지원받았다. 항공기 부품 중 기판을 고정하는 ‘툴홀더’ 생산에 들어갔다. 현재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협력업체로 등록돼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항공기 치공구(治工具·동체 제작을 위한 틀)로 품목도 확대했다.

회사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매출은 2011년 12억5000만원에서 지난해 21억9000만원으로 3년 새 76%가량 늘었다. 최근에는 인근 사천에 약 9900㎡ 규모 항공기 부품 전용공장도 완공했다. 신제품도 개발하고 있다. 전투기에 들어가는 티타늄 소재 노즐 및 페어링 부품이다.

낙우산업은 회사의 모태가 된 고령토 사업에도 다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4월 고령토를 가공해 생산한 ‘친환경 벽바름재’를 출시했다. ‘친환경 리모델링’ 인기를 고려해 페인트 대체품으로 내놓은 것이다.

이현동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