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적 통합' 시동 건 함영주…첫 일정으로 외환은행  찾아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내정자(사진)가 하나·외환은행의 ‘화학적 통합’을 위한 행보를 시작했다.

함 행장 내정자는 25일 오전 10시쯤 외환은행 노조를 찾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합쳐 출발하는 KEB하나은행이 성공할 수 있도록 서로 돕고 힘을 합칠 것’을 당부했다. 외환은행 노조 측도 “두 은행 직원들의 마음을 헤아려 공정하게 은행을 경영해달라”고 화답했다. 함 내정자는 전화 통화에서 “통합 협상 과정에 갈등이 있었던 만큼 걱정도 됐지만 직접 노조와 만나보니 마음이 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출신의 함 내정자는 또 외환은행 본점 1층 영업부와 환전 창구, 위변조대응센터 등을 차례로 찾아 직원들과 악수하며 친근감을 표시했다.

별명이 ‘시골 촌놈’인 함 내정자는 이날 KEB하나은행의 초대 행장으로서의 예우와 의전을 거절하는 모습을 보여 주목받았다. 9월1일 주주총회에서 승인받을 때까지는 내정자 신분이고, 김한조 외환은행장과 김병호 하나은행장이 여전히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아침 일찍 대전에서 올라온 함 내정자는 서울 을지로 하나금융 본사 15층 회장 직무실을 찾아 지주사 주례회의에 참석한 다른 임원들과 짧은 상견례를 가졌다. 함 내정자가 지주 임원회의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하나·외환은행 직원들은 본점이 아니라 일반 영업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함 내정자에 대해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외환은행의 한 직원은 “과거 하나은행에 합병된 서울은행 출신이라는 점에서 우리의 걱정을 잘 다독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직원도 “탁월한 영업실적을 올렸고 충분히 조직의 ‘큰 형님’이 될 연륜이 있는 분으로 알고 있다”며 “능력과 실적으로 평가하는 은행이라는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