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중국 리스크'] '미국 9월 금리인상' 주장한 FOMC 위원도 한발 뺐다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덮은 ‘중국 쇼크’에 미국의 오는 9월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급격하게 수그러들고 있다.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가 신흥국뿐 아니라 미국의 금융시장까지 뒤흔들면서 9월 금리 인상을 주장해온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마저 태도를 바꾸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 산하 FOMC 위원인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은행 총재(사진)는 24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공공기금 포럼에서 “올해 어느 시점에는 통화정책 정상화가 시작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 달러화 강세가 계속되고 있고,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와 국제유가 하락까지 겹쳐 경제 성장 속도를 측정하는 게 복잡해졌다”고 설명했다.

외신은 록하트 총재의 발언이 다음달 금리 인상을 주장했던 기존 태도에서 한 발 물러선 것이라고 해석했다. Fed 내 중도 성향으로 알려진 그는 2주 전만 해도 “금리 인상 시점이 가까워졌다”며 다음달 FOMC에서 금리 인상에 표를 행사할 것임을 시사해왔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바클레이즈는 이날 “Fed가 최근의 글로벌 금융시장 충격 정도를 파악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며 금리 인상 예상시점을 오는 9월에서 내년 3월로 수정해 발표했다.

워싱턴DC에 있는 싱크탱크 미 기업연구소의 스티븐 올리너 이코노미스트도 이날 “다음달 금리 인상 가능성은 20%에 불과하다”고 내다봤다. 그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50%로 제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와 관련, “중국 쇼크가 완만하지만 꾸준했던 미국의 경제 성장을 위협할 수 있다”며 “중국이 기폭제가 된 글로벌 경제의 불안감이 이미 미국 기업들의 실적을 위협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원자재 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있어 물가상승률 하락이 불가피한 데다 주요국 증시 폭락세가 진정되지 않으면 소비와 기업들의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