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추덕영 기자 ch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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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월부터 ‘시알리스’의 제네릭(복제약) 판매가 가능해지면서 발기부전 치료제의 효능 차이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오리지널 시알리스의 한 알당 가격은 1만7000원으로 발기부전 치료제 중에서 가장 비싸다. 하지만 제네릭이 출시되면 낮아진 가격 덕분에 환자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업체들은 제네릭의 가격을 3000~5000원 선으로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시장은 발기부전 치료제의 양대 강자인 ‘비아그라’(2012년 5월 특허 만료)와 ‘시알리스’의 제네릭이 모두 출시돼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비아그라 복제약 ‘팔팔’로 쏠쏠한 재미를 본 한미약품과 ‘센돔’ 브랜드로 시알리스 제네릭 시장에서 반전을 꾀하는 종근당을 비롯한 선두 업체들의 주도권 싸움이 벌써부터 달아오르고 있다.

○작용 시스템은 같지만 효능은 차이

비아그라
비아그라
시알리스의 성분명은 ‘타다나필’이며 비아그라의 성분명은 ‘실데나필’이다. 참고로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필름형 엠빅스의 성분명은 ‘미로데나필’, 자이데나의 성분명은 ‘유데나필’이다.

발기부전 치료제 성분에는 모두 일종의 이름 돌림자처럼 ‘나필’이라는 성분명이 들어 있다. 작용하는 시스템이 모두 같기 때문이다. 인간의 몸에는 신체기관에 작용하는 ‘포스포디에스테라제(PDE)’라는 효소가 있는데 PDE1부터 PDE11까지 대략 11종류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알리스
시알리스
이 가운데 남성의 음경 발기에 관여하는 효소가 PDE5다. 발기부전 치료제는 PDE5를 억제해 음경해면체 내 평활근을 이완시켜 발기를 유도한다. 시알리스, 비아그라는 물론 ‘나필’ 성분의 국내 발기부전 치료제는 모두 같은 원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기부전 치료제는 주성분의 화학구조에 따라 효능에 차이가 있다. 약을 복용한 뒤 효능이 나타나기까지 시간과 작용 지속 시간은 제품에 따라 다소 편차가 있다.

발기부전 치료제는 성분별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복용 시점에도 차이가 있다. 비아그라(실데나필 성분) 계열과 필름형인 엠빅스(미로데나필)는 1시간 후부터 약효가 나타난다. 시알리스(타다나필 성분)를 비롯해 자이데나(유데나필) 등은 30분 후부터 효능을 보인다.

시알리스 제네릭이 주목받는 이유는 비아그라에 비해 긴 약효 지속 시간 때문이다. 시알리스의 지속 시간은 최단 24시간에서 최장 36시간이다. 비아그라는 평균 4~8시간이다. 이 때문에 유럽에서 시알리스는 주말 휴가에 앞서 복용하는 ‘위크엔드 필(weekend pill)’로 불리고 있다.

이에 반해 비아그라는 오랜 임상시험 등을 통한 안전성과 강직도에서 시알리스보다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아그라가 음식물이나 알코올 섭취 시 약효 발현 시간이 다소 지연되는 반면 시알리스는 이와 무관하게 효능이 나타나는 점도 차이점이다. 전문가들은 복용 환자의 체질에 따라 비아그라와 시알리스의 반응이 제각기 다르게 나타나는 측면이 있는 만큼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의약품을 찾을 것을 권하고 있다.

○심혈관 치료제, 무좀약은 ‘상극’

발기부전 치료제를 찾는 사람이 크게 늘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은 복용 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부작용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발기부전 치료제와 함께 복용해서는 안 되는 주요 약물로 심혈관계 질환 치료제와 먹는 무좀약, 전립선비대 알파차단제(독사조신, 탐스로신, 알푸조신 등) 등을 꼽았다. 특히 협심증, 혈관확장제, 심근경색 관련 의약품을 함께 복용하면 혈압이 급격하게 떨어져 치명적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6개월 이내에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으로 치료받은 환자나 눈에 색소성 망막염을 앓고 있는 환자 등도 역시 복용을 피해야 한다. 고혈압 환자뿐 아니라 90~50㎜Hg 미만의 저혈압 환자도 복용 제한 대상이다. 알코올과 경구용 발기부전 치료제는 모두 경미한 혈관 확장 작용이 있기 때문에 함께 복용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발기부전 치료제의 대표적인 부작용은 두통 안면홍조 소화불량 등이 있으며 이런 부작용이 나타나면 복용을 중단해야 하고 4시간 이상 발기가 지속되면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식약처는 “개인 성향에 따라 성분별로 효과 지속 시간에 차이가 있으므로 자신에게 맞는 치료제와 용량을 지켜야 하고, 한 번에 두 가지 이상 치료제를 복용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