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남재현 프렌닥터내과 원장 "젊은 세대들에게 포기하지 말란 얘기 하고 싶었죠"
“앞날이 막막하고 고민이 많은 젊은 세대에 좌절하지 않고 묵묵히 나가면 좋은 열매를 맺을 날이 있을 것이라는 얘기를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젊은 의사들도 마찬가지죠.”

뽀얀 얼굴의 성공한 내과의사. 경북 울진군 후포리에 사는 장모님과 함께 TV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국민사위’로 인기몰이하고 있는 남재현 프렌닥터내과 원장(52·사진)의 첫인상이다. 그는 최근 바쁜 시간을 쪼개 자신의 살아온 이야기를 담은 ‘후포리 남서방 이야기’를 출간했다.

어려움 모르고 살았을 것 같은 남 원장이지만 인터뷰를 위해 찾은 그의 입에서 가장 먼저 나온 말은 ‘시련’이다. 고통과 시련의 시간이 있어야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시절엔 육성회비를 내지 못해 선생님께 혼나는 일이 다반사였다. 1982년 서울대 치과대학에 입학했지만 학생운동을 하느라 1983년 성적 불량으로 제명까지 당했다.

남 원장은 다시 시험을 봐 이듬해 연세대 의과대학에 입학했다. 의사가 되고도 삶은 녹록지 않았다. 40대 늦은 나이에 개원했지만 병원을 크게 열면서 은행에 진 빚만 10억원이었다. 남 원장은 건강검진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대기업과 은행 등을 찾아 영업사원처럼 발로 뛰었다. 그는 “잡상인 취급을 받고 대리급 실무자의 얼굴도 보지 못하고 오는 날이 많았다”며 “하지만 이 같은 고생이 큰 배움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회상했다. 힘든 경험이 지금의 자신을 만든 밑거름이라는 것이다.

어느덧 50대에 접어들며 이렇게 키운 병원도 안정적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50세 이전까지를 인생의 1막이라고 보면 50~80세는 2막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남 원장은 “인생 1막에 회사의 부장이 되고 대기업의 임원이 되는 등 승승장구하면 꽃이 핀 것처럼 보이지만 꽃은 금방 지기 마련”이라며 “이 시기 자만하지 않고 인생을 충실히 살아야 인생 2막에 좌절하지 않고 열매를 맺을 수 있다”고 했다.

어렵게 병원 문을 열고 개업의사로서의 삶을 살아왔기 때문에 동네의원의 어려움이 남일같지 않다. 그는 “공부 잘하는 이과생들이 의대에 많이 왔다”며 “이들이 뻗어나가려면 해외환자를 많이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서울대 의대를 나온 의사들이 작은 병원을 운영하면서 경영난에 허덕이고 신용불량자가 되는 것은 사회적 낭비라는 것이다.

만성질환자의 주치의로서 건강수칙을 당부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남 원장은 “환절기가 되면 호르몬 변화 때문에 무력감을 호소하기 쉽다”며 “떨어진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 고기도 많이 먹고 운동량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이가 많은 사람은 살을 뺀다고 고기부터 줄이는데 이 경우 몸이 더 허약해질 수 있다”며 “한국 사람의 주된 비만 원인은 탄수화물 과잉이기 때문에 살 빼기를 원하는 사람은 단백질을 먹으면서 밥량을 줄여야 한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