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이 선보인 ‘파주 한양수자인 리버팰리스’ 조감도.
한양이 선보인 ‘파주 한양수자인 리버팰리스’ 조감도.
1973년 창업해 올해로 42주년을 맞은 한양은 국내 건설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 한양(대표 한동영·사진)의 손길이 닿은 굵직한 현장이 적지 않아서다.

[Real Estate] '수자인'으로 건설 명가 위상 되찾는다
고급 아파트의 대명사로 불렸던 서울 압구정 한양아파트를 비롯해 예술의 전당, 과천 서울랜드, 인천 문학경기장, 평택 LNG(액화천연가스) 기지 등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물을 지었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와 건설·엔지니어링 분야 전문지인 ENR(Engineering News Record)이 세계 12위의 시공능력을 갖춘 건설사로 선정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Real Estate] '수자인'으로 건설 명가 위상 되찾는다
한양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한국 건설업계가 장기 침체에 빠졌을 때도 성장세를 보여왔다. 2007년 4170억원이던 매출은 2008년 6936억원에 이어 2009년부터는 1조원대에 안착했다.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시공능력평가 순위도 매년 상승해 2007년 47위에서 2013년에는 26위, 지난해에는 23위로 7년 만에 24계단 뛰어올랐다. 대기업에 소속된 계열 건설사가 아닌 독립 건설사로는 상위권이다.

한양의 성장세는 자체 아파트 브랜드 ‘수자인’의 성공에 힘입은 바 크다. 한양은 수자인을 내세워 부동산 시장이 침체됐던 2010년 한 해 동안 수도권에서만 4000여가구를 공급했다. 2012~2014년 세종시에서 공급한 규모만도 6000여가구에 달해 과거 ‘압구정 한양아파트’로 대표되던 건설 명가의 지위를 되찾고 있다.

올해 주택 공급 예정물량은 1만1000여가구다. 이를 통해 1조1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게 내부 목표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공공택지 조성사업이 중단됨에 따라 좋은 입지의 민간택지를 적극 확보하고 설계 혁신과 특화된 조경 및 커뮤니티 시설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한양의 아파트 브랜드 ‘수자인’의 설계 혁신은 실내 공기질 개선, 층간소음 예방, 결로 현상 방지, 에너지 사용 효율화 등 4개 기술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2017년까지 에너지 사용량을 60%까지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자녀를 키우는 주부의 편의를 높이기 위해 ‘맘스카페’(주부 전용 카페) 등을 단지 내에 두고 ‘생애 주기별·자녀별 옵션 서비스’를 통해 자녀 연령에 따라 자녀방의 형태를 선택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어린 자녀가 뛰어놀면서 생기는 층간소음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자녀방에는 특별히 소음 절감형 바닥재를 시공하는 계획도 내놨다.

한양은 하반기에도 서울 시내와 수도권 주요 신도시에 분양을 계속한다. 오는 10월에는 경기 남양주시 다산진건지구에 640구의 수자인 아파트를 내놓는다. 연말에는 서울 중랑구 면목동 면목1정비구역에서 497가구를 공급한다.
[Real Estate] '수자인'으로 건설 명가 위상 되찾는다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서 서울 강남권 등 주요 재건축 사업들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수도권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수주 확대로 1조6000억원 규모의 수주 목표를 달성하는 게 또 다른 과제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2017년에 주택 분야 5대 건설사에 진입하겠다는 게 회사의 중장기 청사진이다.

주택사업과 함께 토목 분야에 갖고 있는 오랜 노하우를 살려 발전·에너지사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전남 서남해안 기업도시 개발사업, 인천 청라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등 복합 개발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까지 주택·건축본부장으로 재직하며 수자인의 성장을 이끌어온 한동영 한양 사장은 “업무의 모든 영역에서 낡은 관습을 깨는 혁신을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