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이 이달 경북 예천군에서 분양한 ‘경북도청 이전신도시 호반베르디움 2차’ 아파트.
호반건설이 이달 경북 예천군에서 분양한 ‘경북도청 이전신도시 호반베르디움 2차’ 아파트.
호반건설(대표 전중규·사진)은 지난해 전국에서 1만5300여가구의 ‘호반베르디움’을 분양해 대형 건설회사를 제치고 주택 공급 실적 1위 자리에 올랐다. 시공능력평가 순위도 15위로 대기업 계열 건설사를 제외하고는 가장 높다.

[Real Estate] 대형 건설사 제치고 주택공급 실적 1위
김상열 회장이 1989년 광주광역시에서 창업한 호반건설은 건설사 부도가 잇따르던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시절 헐값으로 나온 부동산을 사들여 1만6000여가구의 임대아파트를 공급, 큰 성공을 거뒀다. 2000년대 이후 활동무대를 지방 택지지구와 수도권 신도시로 넓히면서 주택건설업계의 ‘히든 챔피언’으로 성장했다.

[Real Estate] 대형 건설사 제치고 주택공급 실적 1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오히려 주택사업을 확대하면서 2013년에는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외부에서 돈을 빌리지 않는 무차입 경영을 통해 부채비율이 10% 수준에 그치고 보유 현금도 1조50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반비오토와 호반티에스, 호반베르디움 등 계열 건설사와 KBC광주방송, 경기 여주 스카이밸리CC 등을 합친 호반그룹의 연 매출은 2조5000억원에 달한다. 최근엔 탄탄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아시아나항공의 모기업인 금호산업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다.

호반건설은 올해 상반기 인천 송도국제신도시와 경기 시흥 배곧신도시, 의정부 민락지구 등 13개 단지에서 1만3000여가구를 공급, 모두 순위 내 마감에 성공했다. 지난달 분양한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의 경우 13.4 대 1에 달하는 청약 경쟁률로 모든 가구가 1순위 마감했다. 호반건설은 분양 중인 아파트 계약률이 90%를 넘지 않으면 다음 단지를 공급하지 않는 ‘90%룰’을 고수해 미분양 아파트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호반건설은 이달 경북 예천군 ‘경북도청 이전신도시 호반베르디움 2차’를 시작으로 인천 가정지구(10월)와 경기 고양시 향동지구(10월), 평택시 소사벌 지구(11월), 시흥시 목감지구(11월) 등 분양시장 열기가 뜨거운 수도권을 중심으로 4200여가구를 공급한다. 12월에는 서울 강남권인 송파구 오금동에서 ‘호반 베르디움’ 아파트를 선보인다. ‘경북도청 이전신도시 호반베르디움 2차’는 인근에 근린공원과 초등학교 부지가 있어 주거여건이 좋다. 대부분 가구를 채광과 통풍이 좋은 남향 위주 4베이(방 3칸과 거실 전면 배치)로 설계한다. 주방 수납공간과 김치 냉장고장, 안방 드레스룸, 붙박이장 등도 설치한다.
[Real Estate] 대형 건설사 제치고 주택공급 실적 1위
주택건설 업계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호반건설은 신성장 동력을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분야에서 찾고 있다. 지난달 경기 광명뉴타운 내 광명10재개발 구역 시공사로 선정됐다. 첫 수도권 도시정비사업으로 아파트 1044가구를 신축하는 공사다. 호반건설은 앞서 지난 4월 광주 계림8구역 주택재개발사업을 수주하는 등 정비사업 분야로 사업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전중규 호반건설 대표이사는 “택지개발촉진법 폐지 여파로 향후 대규모 택지지구 내 토지 확보가 쉽지 않은 만큼 재건축·재개발 분야를 강화하고 있다”며 “도심권 노후주택이 늘고 있어 정비사업 수주액도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반건설은 임대로 운영하는 상가 등 상업시설 조성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경기 판교신도시에 첫선을 보인 스트리트형 상가인 ‘아브뉴프랑’을 향후 10여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호반건설은 1호점 ‘판교 아브뉴프랑’에 이어 2호점인 ‘광교 아브뉴프랑’도 지난 5월 문을 열었다. 경기 광명역세권과 충남 천안 불당지구, 경기 시흥배곧신도시 등 분양 아파트 상가에도 아브뉴프랑을 조성할 계획이다.

호반건설은 ‘기업의 이윤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경영 원칙 아래 국내 대규모 장학재단 중 하나인 호반장학재단을 통해 지난 16년간 6200여명의 학생들에게 100억여원의 장학금을 지원했다. 또 아파트 분양 때 가구당 1만원의 봉사기금을 조성하고 2009년에는 임직원들로 구성된 봉사단(호반사랑나눔이)을 창단해 1만5000여시간의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