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는 글로벌 증시가 '중국 쇼크'에서 점차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9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진단 등으로 큰 폭으로 상승하며 7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중국의 추가 경기 부양 조치도 증시에 훈풍을 불어넣었다.

2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 대비 619.07포인트(3.95%) 상승한 1만6285.5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72.90포인트(3.90%) 오른 1940.51을, 나스닥 지수는 191.05포인트(4.24%) 오른 4697.54를 각각 기록했다.

이는 2011년 이후 가장 큰 폭의 반등이었다고 CNBC방송이 전했다. 다우지수는 장중 한때 637.31포인트까지 오르기도 했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9월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관심이 예전보다 시들해졌다고 밝혔다.

더들리 총재는 이날 연설에서 “현재 나의 관점에서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의 통화정책 정상화 절차 시작 결정이 몇주 전에 비해 주의를 끌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시장 움직임에 과도하게 반응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앞으로 진행될 기준금리 결정 회의에서 많은 요소를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안에는 기준금리를 인상하길 희망한다고도 그는 언급했다.

뉴욕증시는 전날 중국 인민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등 전격적인 부양조치에도 하락 마감하며 중국 관련 우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9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약화된 데다 중국이 추가로 대규모 유동성 공급에 나선 데 대해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인민은행은 중국 금융시장 마감 후 단기유동성 조작(SLO)을 실시해 6일 만기 단기자금 1400억위안(약 25조6000억원)을 은행시스템에 공급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긍정적인 경제 지표도 증시 상승에 일조했다. 지난 7월 미국의 내구재(3년 이상 사용 가능 제품) 수주실적은 자동차와 군사용 하드웨어에 대한 강한 수요로 예상치를 대폭 웃돈 증가세를 나타냈다.

7월 내구재수주실적은 전월 대비 2%(계절 조정치) 증가해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 0.1% 증가를 대폭 상회했다. 6월 내구재수주도 당초 3.4% 증가에서 4.1% 증가로 상향 조정됐다.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특히 5% 이상 강한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 애플이 5.7% 강세를 나타냈고, 구글과 인텔도 각각 7.7%와 5.5%의 급등세를 보였다.

앞서 열린 유럽 주요 증시는 중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 인하 약발을 하루 이상 누리지 못했다.

이날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일 종가보다 1.68% 하락한 5979.20에 거래를 마쳤다. 또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1.29% 떨어진 9997.43에,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1.40% 꺾인 4501.05에 각각 마감했다.

범 유럽 지수라고 할 수 있는 유로 STOXX 50 지수는 1.47% 밀린 3170.73에 문을 닫았다.

유럽 주요 증시는 전날 중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을 인하하는 등 경기부양에 나선 데 대한 기대감으로 급등세를 보이며 최근 중국 쇼크에 따른 폭락장세를 만회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다시 중국 경제에 대한 우울한 전망이 시장 분위기를 지배하면서 하루 만에 약세로 돌아섰다. 종목별로는 중국 경제 상황에 크게 좌우되는 원자재 관련 주식이 고전이 면치 못했다.

국제 유가는 혼조로 마감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71센트(1.8%) 내린 배럴당 38.60달러에 마감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는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량이 예상 밖으로 감소했는데도 휘발유 재고량이 크게 늘어났다는 소식에 하락했다.

한경닷컴 증권금융팀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