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워치 기세 꺾자"…삼성·안드로이드 진영 '신병기' 출격
구글이 스마트워치용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웨어를 아이폰과 연동해 쓸 수 있도록 개발한 것은 ‘애플 마니아’까지 안드로이드 진영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 담겨 있다. OS 벽이 허물어지면 아이폰을 쓰는 소비자도 스마트워치는 취향에 맞는 구글 제품을 골라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전략이 힘을 발휘하면 세계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진영의 반격이 거세질 전망이다. LG전자 소니 모토로라 에이수스 등 안드로이드 진영은 지난 4월 애플워치 등장 이후 시장점유율이 떨어지는 추세였다.

삼성전자는 자체 OS인 타이젠을 앞세워 애플의 기세를 꺾는다는 전략이다. 다음달 3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세계가전전시회(IFA)에서 최신 스마트워치 ‘기어S2’를 공개한다. 약 1년 만에 선보이는 신제품이다.

○안드로이드 진영 공세 강화

구글과 협업을 통해 스마트워치를 출시하는 대표적인 업체는 LG전자 모토로라 등이다. LG전자는 지난해 구글 안드로이드웨어를 처음으로 적용한 스마트워치 ‘G와치’를 내놓은 데 이어 원형(圓形)으로 디자인한 ‘G와치R’ ‘LG워치 어베인’ 등을 잇따라 선보였다.

오는 10월께 출시할 LG전자의 후속 제품은 아이폰과 연동되는 첫 안드로이드 스마트워치가 될 전망이다. 니모(Nemo)라는 코드명으로 개발 중인 이 제품은 화면 해상도를 기존 320×320 픽셀에서 480×480 픽셀로 크게 높인 게 특징이다.

모토로라도 지난해 출시한 스마트워치 ‘모토360’의 후속작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모토360 2(가칭)로 알려진 이 제품은 큰 모델과 작은 모델 두 가지 버전으로 출시될 전망이다. 소프트웨어(SW)업계 관계자는 “모토로라 제품이 아이폰과 연동될지는 미지수”라며 “하지만 모토로라도 아이폰 연동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기어S2 출격

삼성전자는 IFA에서 스마트워치 신제품 기어S2를 선보인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3년 9월 첫 스마트워치 제품인 갤럭시기어를 내놓았다. 이어 작년에는 기어2, 기어2네오, 기어라이브, 기어핏, 기어S 등 총 5종의 스마트워치를 선보이며 시장을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2013년 4분기부터 작년 3분기까지 1년간 세계 스마트워치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했다.

하지만 지난 4월 애플워치 등장 이후 전세가 역전됐다. 애플은 애플워치를 판매하기 시작한 이후 급속히 글로벌 스마트워치 시장을 파고들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애플의 시장점유율은 75.5%에 이른다. 지난 2분기 세계 스마트워치 판매량 530만대 가운데 400만대가 애플워치인 것으로 SA는 추정했다.

○구글, 명품업체와 디자인 강화

애플워치는 빼어난 디자인이 장점으로 꼽힌다. 구글 스마트워치가 애플 마니아를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디자인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구글이 패션·명품업체 등과 손잡은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구글은 이미 파슬 태그호이어 등 글로벌 시계회사들과 스마트워치 신제품을 개발 중이다. 미국의 패션시계 브랜드 파슬은 구글 인텔과 함께 스마트워치 신제품을 제작해 10~11월께 출시할 예정이다. 태그호이어도 구글 인텔과 공동으로 스마트워치를 개발해 비슷한 시기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세계 스마트워치 시장 규모가 지난해 360만대에서 2020년에는 1억100만대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안정락/전설리 기자 jran@hankyung.com